시정(施政)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던 ‘태화강’에 울산시가 다시 주목했다. 울산시는 2일 ‘태화강 비전 2040 연구용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면서 울산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됐던 태화강은 시장(市長)이 바뀌면서 투자와 관리가 대폭 축소됐다. 더 이상 개발이나 관리가 필요없는 ‘완료형’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하지만 태화강의 활용성이나 가치의 재발견에 대한 대한 시민들의 요구는 종결될 수가 없다.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아름다운 수변공간인 태화강은 울산시민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문화(자연상태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자 사회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양식)가 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울산시민들에게 있어 ‘태화강 문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이다.

울산시가 태화강을 중심으로 한 울산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를 연결하는 관광벨트 및 도시계획·도시재생 영역까지 두루 감안하는 새로운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것이 울산시의 의도다. 이는 태화강이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음에도 대중교통의 불편으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지며, 문화·휴식공간도 부족하고 수변공간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도 미흡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강을 따라 걷는 산책길, 각종 행사가 열리는 수변공간만으로는 아쉬움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2004년 ‘에코폴리스울산선언’이나 2005년 ‘태화강마스트플랜’을 수행할 때처럼 시정의 최우선에 두고 대규모 예산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 특히 더 이상의 인공적인 개발로 자연미를 훼손해서는 절대 안 된다. 설사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더라도 자연형 공원을 벗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다만 수상레포츠 등 새로운 콘텐츠 개발로 젊은층의 자발적 유입을 유도해 울산 문화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한편 외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관광자원으로서도 한단계 도약해야 한다. 이번 용역에 거는 기대다.

또한 이번 용역에서는 울산의 대표적 랜드마크로서 태화강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제시돼야 할 것이다. 외지인들에게 태화강은 십리대숲 외엔 달리 인상적인 볼거리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용역에서 주변의 역사유적이나 전통시장 등과 연계성을 찾아보겠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주변 관광자원이 빈약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태화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외국의 이름난 강에는 대부분 이름난 다리가 있다. 아름다운 다리 위에서 강을 한눈에 조망하는 것은 좋은 경험으로 남는다. 다리는 위치적 특성상 한눈에 드러나기 때문에 쉽게 랜드마크가 된다. 이번 용역에서 태화강에 아름다운 다리를 조성하는 방안이 제시돼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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