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는 새누리당, 정의당, 노동당의 3파전이었던 지난 6대 지방선거와 비슷한 보수 1 진보 2의 양상이다. 당시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는 65.42%로 당선됐다. 정의당 조승수 후보는 26.43%, 노동당 이갑용 후보는 8.13%를 차지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 상당히 달라졌다. 울산지역에서도 예년에 없이 민주당의 지지도가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의 득표율을 보면 민주당 38.14%, 자유한국당 27.46%, 민중연합당 0.08%다. 자유한국당 지지세력이 많이 빠져나간 반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아졌다. 국민의당 안철수(17.33%), 정의당 심상정(8.38%)을 지지했던 진보정당 지지자들이 어디로 옮겨갈지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이같은 민심을 반영하듯 이번 선거전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자유한국당이 후보 기근에 시달린 반면 민주당은 후보가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지방의원 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 시장 후보도 자유한국당은 일찌감치 김기현 현 시장으로 좁혀진 반면 민주당은 송 전 위원장을 비롯해 임동호·심규명 등 3명의 예비후보가 치열한 공천경쟁을 펼쳐왔다. 민주당이 지난 2일 면접심사를 앞두고 경선 흥행몰이를 위해 광역단체장 경선을 결선투표까지 끌고간다는 방침이 세워지면서 울산도 경선지역에 포함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올 정도였다. 수십년째 보수 정당에 시정을 맡겨왔던 울산으로서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김기현 시장이 다음달 초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선거전은 본격화했다. 이번 선거는 울산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에서 새로운 울산으로 거듭나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 뿐 아니라 문화·교육의 발전을 통한 정주여건 향상도 절실하다. 꿈틀거리는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크고도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이 되기를 간곡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