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민수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울산대학교병원이 울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받았다. 그 동안 정부는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질병부담을 감소시키고 진료시스템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국의 취약지역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해왔다. 이번에 울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으로 권역내 심뇌혈관질환의 1차, 2차, 3차 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양질의 심뇌혈관질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울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설치는 첫째, 울산권역 심뇌혈관질환의 높은 질병부담, 둘째, 울산권역의 지리 및 인구 여건, 셋째, 울산권역 의료기관 현황 및 평가 결과 등을 고려했을 때 필수적이다. 울산광역시 연령표준화사망률은 다른 시도와 비교했을 때 매해 높게 나타났으며, 2015년의 경우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 원인 중 하나인 순환계통 질환사망률을 보면 울산광역시는 2016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86.7명(남성 105.6명, 여성 73.5명)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또 실인원 현황을 볼때 한 해 8000명이 넘는 뇌졸중 환자와 1500명이 넘는 급성심근경색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울산은 부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리적 거리를 고려했을 때 부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울산 권역까지 관리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울산 권역(경주, 포항 포함)의 인구 수(약 250만명)와 높은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을 감안한다면, 울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설치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내 의료기관들이 협력해야 한다. 울산은 심뇌혈관질환의 체계적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 수가 제한적이다. 심뇌혈관질환 진료의 질을 높이고, 권역내 의료기관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같은 구심점이 필요하다.

울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설립을 통해 첫째, 권역내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사업 강화, 둘째, 권역내 의료기관들의 심뇌혈관질환 진료의 질 향상이라는 크게 두 가지 직접적인 기대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울산권역 내 심뇌혈관질환의 높은 질병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울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울산 시민들에게 적절한 응급 및 재활 진료뿐만 아니라 예방사업까지 제공할 것이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자 및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관리사업은 비단 심뇌혈관질환의 예방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의 선행 질환으로 볼 수 있는 고혈압, 당뇨 및 이상지질혈증의 예방 및 관리, 일반인구 집단내 금연, 금주 등의 건강행태 개선까지 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울산대학교병원은 심뇌혈관질환자를 위한 응급 다학제 진료 체계를 구축하고, 24시간 당직 및 조기 대응 체계를 확립하고, 진료계획표(critical pathway, CP)를 개발, 확대 및 개선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권역 내 타 의료기관들의 심뇌혈관질환 진료의 질 향상을 지원하고, 의료기관들간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다. 즉, 울산대학교병원은 심뇌혈관질환 응급 이송 및 조기 대응시스템을 마련하고, 타 의료기관의 CP 보급 및 개발 지원사업을 펼쳐 권역 내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자들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번 울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지정이 단순히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사업 확대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 건강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 울산 시민들의 건강 수준은 현재 전국에서 최악의 수준이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한국건강형평성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울산광역시의 기대수명(남녀 전체)은 80.8세로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에 머무르고 있다.

울산광역시의 기대수명은 서울특별시에 비해 2.5년 낮고, 울산광역시보다 기대수명이 짧은 지역은 전남 지역(80.7세)밖에 없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지정만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울산 지역 내 건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장을 마련하고, 이러한 건강의 문제를 표면적으로 드러내놓고 논의하며, 울산광역시의 모든 정책에 있어 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옥민수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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