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최소 3주전 인지에도 피해자 설득등 축소에만 급급
방송사도 눈치보며 늦은 대응

▲ 김생민이 누린 ‘대세 7개월 천하’가 ‘미투’로 끝난 가운데 이번 사건에 대한 연예계와 방송사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통장 요정’ 김생민이 누린 ‘대세 7개월 천하’가 ‘미투’로 끝났다. 피해자의 구체적인 폭로와 2시간 후 나온 김생민의 공식 사과는 이번 폭로에 반박의 여지가 없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한 연예계와 방송사의 대응은 안일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김생민 본인은 물론이고, 소속사와 방송사 모두 파장을 축소하는 데만 급급했다.

김생민을 미투 가해자로 지목한 폭로가 나온 것은 지난 2일 오전. 10년 전 방송 프로그램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김생민의 성추행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3월21일 김생민이 피해자를 만나 사과한 사실까지 알려졌다.

이 폭로에 따르면 김생민과 소속사 SM C&C는 최소 3주 전에 미투 폭로를 인지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3주 동안 김생민과 소속사는 어떻게 하면 사태를 축소할까만 고민했을 뿐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피해자가 언론을 통해 미투 폭로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음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생각만 했을 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았다.

무려 10개의 프로그램과 10개의 광고에 출연 중인 ‘대세 방송인’ 김생민에 대한 미투 폭로가 터져 나올 경우 방송가, 연예가에 미칠 피해가 큰 상황이었음에도 3주 동안 이에 대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피해자 설득에만 매달렸다. 결국 2일 미투 폭로가 터지자 김생민의 ‘준비된, 비교적 발빠른’ 인정과 사과는 나왔지만, 그 많은 프로그램에 대한 입장과 거취 표명은 없었다. 김생민과 소속사는 ‘뒤늦은 대책회의’로 꼬박 하루를 보냈다.

방송사들도 일제히 눈치만 볼 뿐 결단을 빨리 내리지 못했고, 소속사와 함께 3일 낮 12시 전후로 하나둘 ‘김생민 하차’ 입장을 ‘경쟁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폭로된 미투 내용의 심각성과 김생민의 성추행 인정에 비해 한참 늦은 대응이었다.

한편, 이번 미투 폭로로 김생민이 출연했던 광고도 모두 방영이 중단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김생민이 이미지 손상에 따른 거액의 광고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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