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당 구원투수 역할 주목
민주-한국 양강구도에 파문
야권 단일화 최대 변수 전망

▲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창당 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안 위원장이 링 위에 오르면서 민선시장 선출 이후 23년 만에 3자가 대결하는 대혼전 속으로 빨려들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진보·보수의 양강 구도에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안 위원장이 등장하며 던진 파문은 벌써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닿았다. 민주당은 조용한 경선 전략을 탈피해 박원순 시장과 박영선·우상호 의원간 결선 투표를 도입키로 했고, 관료·교수 군에서 후보를 찾던 한국당은 백전노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유력한 카드로 집어 들었다.

그러나 ‘일여다야’(一與多野)는 가뜩이나 여권에 유리한 상황에서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패다.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 속의 대선에서도 범진보는 서울 득표율만 본다면 오히려 범보수 진영에 뒤졌을 만큼 서울은 승부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야권의 분열이 내심 반가울 수밖에 없다.

비록 분당 이전의 국민의당 전체를 범보수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안철수라는 인물을 기준으로 한 분류를 적용했을 때 현 상황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손을 잡는다면 해볼 만한 승부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양당 모두 상대 당을 “없어질 정당”으로 깎아내리며 선거 연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의원 선거까지 지역에 따라서는 10표 가까이 찍어야 하는 복잡성 때문에 유권자의 ‘줄투표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서울에서 어느 한 후보가 연대로 물러나는 순간 투표용지의 제일 꼭대기 칸이 비워지면서 구청장, 시·구의원 선거는 절대적으로 불리해지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안 위원장은 이를 감안해 ‘야권 대표선수인 저에게 표를 몰아달라’는 승부수를 서울시민에게 던졌다.

‘한국당과의 선거연대는 없다’고 공언한 만큼 인위적인 후보단일화가 아니라 유권자가 자신을 야권의 ‘사실상 단일후보’로 지지해달라는 호소인 셈이다. 그는 박 시장을 겨냥해선 “7년전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한 것이 사실이다. 그때는 잘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지금껏 서울의 제대로 된 변화를 많이 놓쳤다”고 했고, 김 전 지사에 대해선 “서울에 살지 않는 분이 갑자기 나오는 것은 서울시민에 대한 아주 큰 실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안 위원장의 경쟁력을 평가절하하며 즉각 반격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박영선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를 대권 디딤돌로 생각하는 분은 이번 선거에 적당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우상호 의원도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로 준비가 잘 안 돼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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