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차를 몰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결같이 공통적으로 느끼는게 있다. 방향지시등 사용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차로변경의 가장 기본적인 전 단계지만 지키는 운전자가 드물다. 변경하고자 하는 방향의 방향지시등을 켜고, 사이드미러를 통해 또는 직접 옆 차로의 상황을 살펴가며 차로를 변경해야 하지만 이같은 과정을 생략한채 갑작스럽게 차선을 변경, 뒤따라오던 운전자를 당황케 하는 일들이 부지기수다. 끼어들기도 예사다. 지난해 울산에서만 1만4000여건의 끼어들기 운전이 적발될 정도다. 시간적·거리간 여유없이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격분한 운전자의 보복운전으로 이어져 대형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5일 오전 9시30분께 울산시 북구 염포동 아산로를 달리던 133번 시내버스가 진로 변경 차량을 피하려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담벼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승객 39명 중 이모(여·40), 박모(여·29)씨 등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나머지 버스 운전자 양모(50)씨 등 32명은 경상자로 분류됐다. 또 사고로 인해 파편이 튀면서 공장 안에 주차돼 있던 신차 5대가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무리하게 진로변경을 하려던 승용차의 ‘끼어들기’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 승용차 운전자 윤모(23)씨를 긴급체포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모든 차의 운전자는 차의 진로를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그 변경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오고 있는 다른 차의 정상적인 통행에 장애를 줄 우려가 있을 때 진로를 변경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얌체운전의 하나인 ‘끼어들기’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도로의 합류지점에서 정당하게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가기 위해 앞질러서 정상적으로 주행하는 차량 앞으로 비집고 들어서는 행위로 서행중인 상황에서는 교통정체를 더욱 부추기고, 다른 운전자의 짜증을 유발하는 한편 과속중인 상황에서는 대형사고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울산 시민 스스로도 끼어들기 등과 같은 얌체운전을 가장 시급하게 근절해야 할 행태로 지목하고 있으면서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안전운전의 시작은 나’라는 인식의 전환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