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정원일기에 기록된 조선 숙종 2년(1676) 1월14일 생활상을 보면 당시 국가에서 도축하는 소는 하루에 1000마리를 넘었다. 그런데 이날이 특별한 날은 아니었다. 조선은 병자호란을 치른 뒤 17세기 후반부터 19세기까지 매일 1000여 마리의 소를 먹어 치웠다.
조선시대 생태환경사에 관해 여러 권의 책을 펴낸 김동진 박사가 신간 <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를 펴냈다.
당시에는 왕이나 부자뿐만 아니라 백성도 소고기를 즐겨 먹었다. 생각보다 소고기가 귀하지 않았던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조선 후기에 염소나 돼지는 일종의 금기로 받아들여졌다는 것. 박제가(1750~1805)는 <북학의>에 ‘하루가 다 지나도 돼지고기는 팔리지 않고 남았다. 이는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소고기가 유난히 많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위즈덤하우스. 264쪽. 1만50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