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캐릭터만 고집 않고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서
자연스레 엄마·누나역 맡아
꾸준히 흥행여신 자리 지켜

낭랑 18세 소녀는 서른여섯 ‘누나’가 돼서도 여전히 예쁘고 사랑스럽다.

배우 손예진(36·사진)이 영화와 드라마 쌍끌이 흥행에 성공하며 ‘멜로 퀸’임을 다시 증명하고 있다.

그가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관객 250만 명을 넘어섰고, 연상녀-연하남 커플의 사랑을 그리는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지난달 30일 출발과 함께 화제다.

드라마 ‘맛있는 청혼’(2001)과 영화 ‘연애소설’(2002)에서 시작한 손예진의 멜로 흥행 역사는 17년째 계속되고 있다.

드라마 ‘여름향기’ ‘연애시대’ ‘개인의 취향’, 영화 ‘클래식’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외출’ ‘아내가 결혼했다’ 등 그가 멜로에 뛰어든 작품들은 모두 기본 이상의 흥행을 하거나 큰 호평을 받았다.

모든 배우가 멜로 연기를 꿈꾸지만, 아무나 멜로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손예진은 확실히 멜로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인다. 갈래머리 교복 소녀로 나왔던 ‘클래식’부터 아픔을 간직한 이혼 부부의 재결합을 그린 ‘연애시대’까지 그가 소화해낸 멜로의 폭도 넓다. 또 대부분 많은 이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진한 잔상을 남긴 작품들이다.

30대가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여배우들은 젊은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서서히 밀려나기 마련이지만 손예진은 아직까지 멜로 캐스팅에서 수위를 다투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엄마의 멜로, 누나의 멜로를 택한 것 역시 ‘멜로 퀸’ 손예진의 생명력을 연장시킨다. 많은 여배우가 멜로에서 ‘아가씨’나 ‘연하’의 캐릭터만 고집하다 실패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손예진은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누나’가 돼 ‘동생’과 사랑을 펼치고 있다. 6살 연하 후배 정해인(30)과 호흡을 맞추는데, 극중에서도 둘은 6살 차이가 나는 연상녀-연하남 커플이다.

자칫 “누나들 언제 그렇게 늙었냐”는 극중 대사처럼 남자 배우에 비해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일 수 있는 설정이다. 그러나 손예진은 탁월한 관리로 앳된 미모를 유지 중이고, 소년 같은 정해인과의 투샷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화사함으로 예쁜 화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엄마를 연기했다. 영화는 장맛비가 처음 내리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세상을 떠났던 엄마가 실제로 1년 만에 다시 나타나면서 펼쳐지는 애틋한 멜로를 따라간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