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가 된 프리미어리거 손흥민
탄탄한 기본기와 원활한 소통력은
조직사회 성공의 정석을 보는듯

▲ 최연충 울산도시공사 사장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의 최근 활약상이 눈부시다. 2017-18시즌 리그 경기에서 벌써 12골을 넣었다. 특히 금년 들어와서는 홈 5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 5대리그 소속 선수를 통틀어서도 윙어부문 베스트5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가히 욱일승천의 기세다. 일본이나 중국의 팬들까지도 손흥민을 이 시대 아시아 최고의 축구스타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손흥민이 단기간에 이렇게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한 비결이 무엇일까.

우선 그는 공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제껏 한국 축구에서 보기 어려웠던 발군의 실력이다. 결정적인 찬스는 결국 발끝에서 나오는 것이니, 그만큼 기본을 제대로 갖추었다는 뜻이다. 그는 또 빠르다. 특히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도 현역시절 스피드가 대단했지만 짧은 거리에서 공을 몰고 달리는 스피드만으로 치면 손흥민이 더 나아보인다. 수비수 뒤를 돌아 한발 먼저 빈 공간을 선점하는 센스도 탁월하다. 이런 기량에 더하여, 그는 품성이 좋고 인간관계가 원만하다. 언제나 웃음기를 머금은 밝은 모습이어서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독일어와 영어에도 능숙하다. 당연히 팀 동료나 외부와의 의사소통이 자연스럽다. 입단 초기 한동안 서먹서먹했던 소속팀 동료들도 이젠 완전히 마음을 열었고, 이는 탄탄한 팀웍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또한 늘 맡은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다. 토트넘에는 헤리 케인이라는 특급 골잡이가 있다. 손흥민은 자신이 직접 골을 노리기보다는 케인이나 다른 동료에게 찬스를 많이 만들어준다. 스스로 조역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있다. 그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이 언제나 즐겁고, 토트넘 팬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결코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팀을 옮겨다니는 일이 다반사인 유럽리그에서 소속팀에 애정을 갖고 완전히 동화되려고 애쓰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다.

어디 손흥민의 축구 스토리뿐이랴. 비즈니스 세계나 우리의 삶 자체도 다르지 않다. 몇가지만 짚어보자. 우선,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쓸데없는 유혹을 이겨내고 슬럼프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손흥민이 빅리그에 진출한 이후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것도 어릴적부터 혹독하게 단련한 기본기가 바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예지력,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아차 한눈 팔다보면 바로 뒤쳐진다.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고, 달라지는 환경을 어떻게 선제적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늘 고민해야 한다. 남보다 한발 앞서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것이 능력이다. 벤처정신이라 해도 좋다. 손흥민이 빠른 판단으로 수비수 뒤를 돌아 좋은 공간을 선점하는 것과 맥이 통한다. 다음은 공감능력, 공조직이건 민간기업이건 내외부 고객과의 소통에 실패하면 성공에 이를 수가 없다. 소통이 원활해야 팀웍이 다져지고 조직도, 사회도, 국가도 경쟁력을 갖게 된다. 손흥민이 보여주고 있는 유연한 소통능력과 팀플레이가 돋보이는 이유다.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덕목이 있다. 바로 주인의식이다. 스스로에게 자긍심을 갖고 현재 위치에서 맡은 직분에 충실하는 것이 자신을 다져가는 출발점이다. 자신이 속한 조직에 애정을 갖지 않으면 일에 몰입할 수가 없고 당연히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도 없다.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자랑스러워하고 늘 강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그것이 곧 주인의식이다. 유쾌한 젊은이 손흥민이 그라운드에서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최연충 울산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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