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해운재건 5개년 계획

현대상선 발주작업에 착수

도크 가동중단등 구조조정

조선업계 경영난 해소 기대

“3조원대 컨테이너선 수주건을 잡아라”

국내 조선업계가 극심한 수주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상선이 정부지원을 받아 3조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 작업에 착수해 국내 조선업계가 사활을 건 수주전에 돌입했다.

10일 해운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하기로 하고, 이날 국내 조선소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에 건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등 조선소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 5일 해양수산부 주관으로 발표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현대상선이 국내 대표 원양 컨테이너선사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최근 선가 상승 및 조선소 도크 확보 등을 감안해 전격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현대상선은 2020년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 2만TEU급 이상 12척과 미주동안 서비스에 투입을 검토 중인 1만4000TEU급 8척 등 총 20여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선박들은 모두 국제해사기구(IMO) 규정에 맞춘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된다. 현대상선은 신조 선박을 기존 벙커C유 기반 엔진에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설비)를 장착하거나 아예 황산화물이 발생하지 않는 LNG(액화천연가스) 추진방식으로 건조하는 등 2가지 방안을 놓고 최종 선정된 조선소와 협의 후 확정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해외시장에서 ‘집안싸움’을 벌여온 국내 조선업계는 모처럼 국내 시장에서 대형 발주건이 나오자 전장터를 국내로 옮겨 사활을 건 수주전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지난 2013년 212억달러에서 2014년 107억달러, 2015년 124억달러로 계속 100억달러를 넘었다가 2016년 59억달러로 반 토막이 난 뒤 지난해 100억달러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아직 완벽한 회복은 멀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연말 자체 개발해 울산 본사에 구축한 ‘배기가스 세정설비(스크러버)’에 대한 실증평가를 올해초 완료하는 등 친환경 선박 수주에 대비해왔다.

삼성중공업도 올해초 대만의 선사로부터 1조원 규모의 1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한 이력을 바탕으로 수주전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실질적인 주인이 산업은행이라 같은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조선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국내 조선업 전체를 살리기 위해 물량을 나눠서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는 ‘일감 절벽’으로 경영난이 심해짐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2년만에 다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드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6년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기장 이상 생산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2015년에도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총 3500여명이 희망퇴직했으며, 올해 2년만에 다시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등 10년 이상 일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키로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2014년 말 1만3602명에 이르던 인력을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해 현재 1만226명까지, 3000명 이상 줄였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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