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늘며 고독사도 증가세
공동체 복원 시스템 마련 최우선

▲ 이수선 울산북구의회 의원

“밤새 안녕하셨어요?” 이런 말을 전하던 이웃이 없어진지 이미 오래됐는지 모르겠다. 지난 밤 무탈하게 잘 지냈냐는 질문이 아닌 의례적인 인사말만을 건네고 있지는 않은지, 어쩌면 그런 인사도 건넬 사람조차 없는지도 모르겠다. 혼자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혼자 죽고 일정 기간 이후에 발견되는 죽음이 있다. 정확한 통계도 없는 죽음, 뉴스 등에서 흔히 접하는 ‘고독사’다.

고독사라는 말 속에 들어 있는 고독이라는 단어는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이라는 뜻이다. 고독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고독사가 다른 죽음과 다른 것은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사망 후 시신이 부패된 후에 발견되거나 아무도 모르게 오랜 기간 방치된다는 것이다.

고독사에 대한 전국적인 통계나 연구는 거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서울특별시 고독사 실태 파악 및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서울에서 고독사로 162명, 고독사 의심사례는 2181명으로 총 2343명에 이르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쓸쓸히 죽어갔다고 한다. 말 그대로 고독한 사람들이 홀로 문을 잠그고 세상과 단절된 채 지내다가 쓸쓸히 죽어 잊혀 가는 것이다.

건강, 주거환경, 경제적으로 취약한 독거 노인층 외에도 최근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중장년층에서도 고독사 발생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설 자리를 잃고 경제력을 상실하면서 사회와의 단절을 선택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고독사는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문을 걸어 잠근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문을 닫고 혼자 웅크리게 일조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아닐까? 이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기록적인 고령화와 저출산, 경기침체로 인한 사회적 고립, 개인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관계의 단절, 지역 공동체 해체로 인한 무관심과 사회안전망의 해체가 빚어낸 사회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이제는 좀 더 적극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고독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와 시스템에 대해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최근에는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반 및 제도 마련을 위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령과 조례 제정 등과 관련된 여러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활성화, 사물인터넷 기술의 이용 등 여러 방향의 대책들도 제시되고 있다. 노년층 및 중장년층 1인 가구의 실태를 조사하고,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서 대상자들의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홀로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지 않도록 사회복지사와 전담요원을 연결해서 관리하기도 하고, 매일 우유나 도시락 등을 배달해 이상 징후가 있는지 살피기도 한다.

그 외에도 수도·전기 계량기 등에 감지기를 달거나 움직임 감지기 등을 설치해 비상시 관계기관으로 자동 신고되는 시스템을 적용하는 곳들도 늘어가고 있다. 노인 인구가 많은 농촌에서는 공동거주제를 도입해 안전한 사회관계망 확충을 통해 고독사 문제에 적극 대처해 나가는 곳도 늘어가고 있다.

사회적 소외와 고립된 삶으로 인해 초래되는 고독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어우러질 수 있는 연결고리를 통해 타인과의 유대관계가 유지돼야 하며 이는 결국 공동체 내 커뮤니티를 복원해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마련이 최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죽음은 개별적이지만 또 사회적이기도 하다. 고독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버리고 싶지 않은 자존심을 가진 ‘나는 혼자가 아닌 사람, 나비(나非)’들이 더 이상 쓸쓸한 죽음을 맞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가 또 우리 사회가 같이 고민해 볼 시점이다.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따뜻하게 이어진 공동체 안에서 소외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이수선 울산북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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