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프로구단에 대한 인식 바꿔야

울산현대등 연고팀 10년동안
지역체육 저변확대 기여에도
지자체, 스포츠산업엔 무관심
시설공단 관리하는 축구장도
수익되는 웨딩사업에만 치중
구단·관람시민은 뒷전 지적도

울산은 프로스포츠산업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 거시적으로 프로스포츠산업을 발전시키고 활성화하기보다는, 체육시설 등 공공시설을 단기적인 수익 창출 목적으로 운영하다보니 발전없이 제자리걸음이다.

프로스포츠 연고팀과 지역사회는 상생발전 관계다. 프로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에 관중들이 몰리고 연고팀 응원을 통해 일체가 되면서 지역공동체가 형성된다.

지역사회는 연고팀을 바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스포츠용품 소비와 공공시설 이용확대 등 관련산업에 파급효과도 얻게 된다.

현재 만성적자를 면치 못하는 프로구단의 수익개선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원과 관심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프로구단은 자생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시설투자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관중의 만족도와 편의성이 개선돼 스포츠를 통한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울산은 프로구단을 위한 지원과 여건이 미흡하고 지자체가 이를 위한 시책추진도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다.

◇ 프로구단, 지역체육 저변확대 큰기여

울산 지역연고팀의 경우 10여년 넘게 울산을 연고지로 하면서 체육인프라와 저변확대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지역 유소년스포츠 육성은 물론 지역 소외계층 지원, 지역스포츠 육성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울산 현대는 지난 3월 한달에만 1만여명이 넘는 지역청소년을 위해 지역밀착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고, 2016년에는 105회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총 1만5000여명이 수혜를 받기도 했다. 또 학교스포츠 클럽리그 후원, 동호인 축구대회 개최 등 학원축구에도 매년 5000만~1억원을 후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연고 지자체는 프로스포츠 산업이나 활성화에 관심이 없고 제도와 여건, 시책추진에도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울산현대의 평균 관중은 지난 2013년 8800여명에서 지난해 8400여명으로 크게 차이가 없다.

프로축구 관계자는 “울산이라는 도시는 프로스포츠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나 아쉽다. 문수구장을 관리하는 공단측은 지역연고 프로구단보다 웨딩사업이 더 우선인 것 같아 씁쓸하다”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도 관중이 늘거나 울산의 스포츠산업 발전은 없다”고 털어놨다.

◇ 공단 “수익사업 혈안 프로구단은 뒷전”

울산시설공단이 관리하는 축구전용경기장인 문수축구장의 관리와 운영방식에 대해 오래전부터 체육인들의 불만이 적지않다. 연간 수십억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는 웨딩컨벤션에는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정작 프로구단이나 관람시민들은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실례로 지난 3월 울산현대 개막전에서는 경기시작 4시간 전까지도 프로축구 경기시 특별석으로 활용하는 본부석 쪽 스카이박스(특별석)를 폐백실로 만드는 공사가 진행됐다. 울산시설공단이 지난 2016년 웨딩컨벤션업체를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하면서 특별관람석인 스카이박스 5개를 업체측에 사용을 할애하도록 바람에 입찰을 받은 문수컨벤션웨딩측이 스카이박스를 폐백실로 개조해 영업중인 것이다.

지난 2002년 문수월드컵구장 완공당시 총 13개의 스카이박스가 설치됐으나 현재 관람석 등 구단측이 활용하고 있는 것은 고작 4개에 불과하다. 그 결과 월드컵기념관과 스카이박스 등 축구장으로 이용돼야 할 시설이 웨딩컨벤션 고객용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특히 문수경기장은 울산현대가 관련 조례에 따라 매년 임대료를 지불하며 대관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스카이박스 축소에 대해서는 개막 때까지도 이무런 통지도 받지 못했다.

울산시설공단 관계자는 “(공단이)웨딩사업에 치중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그동안 스카이박스는 활용도가 낮았고 사용방안이나 마케팅이 딱히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축구장 관람객도 크게 많지 않고, 스카이박스 인원도 한정돼 있다보니 활용방안을 찾던 중 웨딩업체에 임대를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