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수 사회부 wslee@ksilbo.co.kr

중국발 황사 등의 영향으로 전국이 미세먼지로 가득한 잿빛하늘을 보이고 있다. 훈련병들의 건강을 염려해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영행사를 하는 육군훈련소 사진이 공개됐는가 하면 선수와 관중들의 건강을 염려해 프로야구 경기를 취소하는 등 전국이 미세먼지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과 비교적 멀리 떨어진 울산도 미세먼지에서 자유롭진 않다. 지난 주말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며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했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하교하는 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울산시에서 미세먼지 마스크 복지를 실현하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달 말 열린 임시회에서 예산을 확보한 울산시는 이달 말까지 방문건강관리 대상 노인과 어린이집 아동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를 지급할 계획이다.

동구청은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노인들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노인들을 직접 만나보진 못했지만 자신들의 건강을 염려해 마스크를 나눠주는데 대해 대우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미 경기도지역에선 버스 탑승객들에게 미세먼지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고, 서울시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 노인 등에 마스크 250만개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황에서 울산시의 대응이 반갑긴하다. 하지만 조금 더 빨리 마스크 구입 비용을 확보해 본격적인 황사철이 시작되기 전에 보급이 이뤄졌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또 지자체가 담당하는 어린이집 뿐 아니라 시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유치원 아동에 대한 보급 계획도 세워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 정책이 나오다보니 자칫 포퓰리즘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취약계층 보호라는 측면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울산의 한 기초자치단체장 예비후보는 최근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마스크 가격이 부담스러워 쓰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고 했다. 보편적 복지가 됐던, 선별적 복지가 됐던 미세먼지 마스크 정책을 적절히 시행해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을 해치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으면 한다.

이왕수 사회부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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