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까지 문인교류의 장

암각화 방문객 휴식처 역할도

낡은 건물 전반적인 수리중

중수기 올리는 고유제도 예정

▲ 반구대 가는 길, 오래되고 낡은 집청정에서 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안길 집청정(集淸亭)이 보수작업 이후 새로운 모습으로 이르면 이달 말부터 개방된다.

집청정은 1713년(숙종 39년) 반구대 건너편에 운암(雲巖) 최신기(1673~1737년)가 건립한 정자로 반구정(盤龜亭)으로도 불렸다. 포은 정몽주를 기리고 장수(藏修)와 강학(講學)의 목적으로 세워졌지만 지어진 지 30년이 1743년 불이 나서 그만 소실됐다. 하지만 그 다음 해에 최신기의 손자 최석겸(崔錫謙)이 새로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건물은 세월이 흘러 퇴락해 있던 것을 최신기의 9세손 최준식(1909~1978년)이 중수한 것이다. 갑오경장(1894)때까지 각지의 문인들이 방문해 시를 짓고 학문을 논하는 장소로 활용됐다.

최준식은 집청정에 보관된 한시를 필사해 <집청정시집(集淸亭詩集)>을 엮기도 했다. 260여명이 지은 406수의 한시가 수록돼 조선 후기에서 근대까지 반구대, 집청정 일원이 한문학과 선비들의 교유관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곳임을 알려주고 있다. 최근 울산대곡박물관이 이를 번역해 <역주 집청정시집>을 발간했다.

이번 보수작업은 최씨 문중이 십시일반 사업비를 모아 충당했다. 사료적 가치가 높기는 하나 집청정이 ‘비지정문화재’이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보수지원을 받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집청정은 기와지붕 틈이 벌어져 물이 새고, 천장의 흙이 떨어졌으며, 나무 마루 역시 떨어질 수 있어 잠시 문을 닫아두기도 했었다.

이번 보수로 인해 집청정이 예전처럼 방문객들에게 휴식처이자 교육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수기를 올리는 고유제가 이달 말 열릴 예정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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