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면담 요구…여직원 2명 내실로 대피해 112 신고
5년 전에도 유사 범행…경찰, 영장 신청 방침

서울 마포의 요양원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난동을 부리던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4분께 마포구의 한 건물 7층 요양원 사무실에 신모(62)씨가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신씨는 직접 쓴 A4용지 6장 분량의 유인물과 떡을 들고 들어간 뒤 사무실에 있던 여성 사회복지사 2명에게 “떡을 먹으며 유인물을 봐 달라”고 요구했다.

신씨와 면식이 없었던 직원들이 나가달라고 하자 그는 문 쪽으로 가 출입문을 잠그고는 “죽여버리겠다”고 중얼거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신씨는 흉기로 보이는 물건을 신문지로 싼 채 가지고 있었다.

놀란 직원들은 사무실 내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관할 마포경찰서 형사팀, 서울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과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우선 신씨와 협상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노숙인 대책을 마련하라”며 국무총리 등 고위관료나 정치인과의 면담을 주선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신씨의 유인물에도 노숙인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는 또 일부 국회의원실로 전화를 걸어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신씨에게 자진해서 흉기를 내려놓고 나오라고 설득했으나 응하지 않자 경찰특공대를 투입, 오후 1시 10분께 검거해 긴급체포했다.

신씨가 신문지로 싸서 가지고 있던 물건은 길이 30㎝가량의 흉기로 확인됐다.

내실로 대피했던 피해자들은 외부와 계속 통화하며 안전하게 있다가 나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피의자의 안전한 진압도 고려해야 하므로 자진 해산을 유도하다가 강제진압이 불가피다고 판단해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체포된 신씨는 “왜 그랬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신씨는 현재 무직으로 강서구 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3년 2월께 이 요양원 건물 다른 층의 고시원에 거주했다. 이때도 “성실한 근로자의 채용 우선권 부여, 쉼터 생활자 지원” 등 요구사항을 걸고 고시원 방문을 잠근 채 난동을 벌이다가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노숙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마포경찰서로 압송될 때 범행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국민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경찰은 신씨 조사를 마치는 대로 감금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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