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감안 최근 3년간 동결

美 반덤핑 관세부과등 영향

철강업계 4월부터 인상적용

수주·일감절벽속 시름 깊어

‘수주절벽’에다 ‘일감절벽’으로 경영난에 처한 울산 조선업계가 제조원가의 10~20% 가량을 차지하는 후판가격 인상의 후폭풍에 울상을 짓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후판 제조사들은 미국 상무부의 한국산 후판 10%대의 반덤핑 관세 부과와 원재료 인상 등을 이유로 3년간 동결된 조선용 후판가격을 상반기 인상하기로 해 조선업계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최근 올해 상반기 후판가격을 t당 3만~5만원 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선박이나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사용되는 후판은 90% 이상이 내수용으로 조선3사가 주요 납품처로,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2006년 이후 t당 100만원선에서 50만원선으로 급락했고 지난 3년간 동결됐다.

철강업계는 최근 조선업계와의 상반기 협상에서 10만원에 가까운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난색을 표시하는 조선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교착상태에 빠졌다가 최근 철강업계가 인상폭을 낮추는 선에서 가격인상안을 타결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4월부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가 선박을 건조하는데 사용되는 후판 가격이 65만원에서 70만원으로 오르게 됐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제조원가에서 10~20%를 차지한다.

경영위기에 직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중인 조선업계로서는 당장 후판가격 상승이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조선업계는 지난 2016년 최악의 수주난으로 지난해와 올해 매출절벽-적자경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후판가격 상승은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등 근속 10년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25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도 16일부터 근속 10년이상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업황이 당초 예상만큼 살아나지 못해 수주절벽·일감절벽의 위기에 처한 조선업계로서는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상승은 경영압박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며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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