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아직까지 상공을 덮어버리는 찬공기의 심술과 하층을 뚫고 밀려오는 따뜻한 남서풍이 교차하면서 오락가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형적으로 일교차가 큰 봄날씨를 보이고 있는 요즘이다. 오늘은 아침 최저기온이 7℃, 낮 최고기온이 25℃까지 오르면서 낮과 밤의 일교차가 무려 18℃나 크게 벌어졌다.

그렇다면, 일교차가 크다는 기준이 있을까? 일교차의 기준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다. 살인한파가 이어진 겨울의 경우,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0℃, 낮 최저기온이 영하 1℃까지 떨어져 하루 기온이 19℃ 만큼 벌어지더라도 이를 일교차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아침도 춥고, 한낮에도 여전히 겨울한파가 이어지는 날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여름의 경우, 아침기온이 15℃이고 한낮기온이 23℃까지 올라 8℃ 정도 차이가 나면 이를 일교차라고 한다. 아침과 낮의 기온이 마치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은 지구 평균기온인 15℃ 보다 낮으면 춥다고 느끼고, 15~23℃를 유지하면 활동하기 좋다고 느낀다. 때문에 영하 20℃나, 영하 1℃는 완연한 겨울인 반면, 8℃는 쌀쌀한 봄, 23℃는 초여름에 가까운 완연한 봄인 두 계절의 공존으로 인식한다. 날씨는 체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량적인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일교차가 1℃ 증가할 때마다 소화기 질병으로 입원하는 비율이 2.14% 높아진다고 한다. 이는 큰 일교차로 인한 폐질환이나 심혈관질환 증가율보다 더 높은 것이다.

실제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기온에 따라 복부체온이 다르게 나타났다. 따뜻한 곳에서는 찬 음식을 먹더라도 복부 체온이 32℃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았는데, 쌀쌀한 곳에선 복부 체온이 금방 32℃ 밑으로 떨어진다. 따뜻한 곳에서는 차가워진 위를 데워주려고 따뜻한 피가 더 많이 공급되는 반면, 쌀쌀한 곳에서는 머리 부위의 체온유지를 위해 위장 관에 피를 공급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식후, 한 시간까지는 음식물이 위와 장에 머물기 때문에 쌀쌀한 아침·저녁엔 과식을 금하고 복부의 보온에 신경써야겠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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