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 동구 화장장 인근 불...불법 가축사육장 등 불타

▲ 지난 10일 동구청이 동물학대가 이뤄지던 개 농장과 무허가 건축물들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하고 있다. 동구청 제공

두달전 동구 화장장 인근 불
불법 가축사육장 등 불타
건축폐자재·폐기물 더미
무허가 건축 행정대집행
화장장 일대 깔끔하게 정비

울산 동구청이 적극적인 행정으로 동물학대가 이뤄지던 개 농장과 골머리를 앓던 무허가 건축물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두 달여전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가 결국 전화위복이 된 셈인데, 시민단체도 동구청의 적극적인 협조요청과 행정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일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화정동 산 165­1 등 구 화장장 부지 일대의 무허가 건축물들을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거했다. 이곳은 그동안 가축 사육장과 폐건축자재, 각종 폐기물들이 쌓여있어 동구청이 골머리를 앓았던 곳이다.

특히 10동의 무허가 건축물에 거주하는 7가구의 주민들을 아무런 대책없이 길거리로 내몰 수가 없었고, 반발도 우려돼 동구청의 고심이 깊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2월8일 이곳에 발생한 화재가 최대 골치거리였던 개 사육장의 철거 빌미를 제공하면서 신속한 정비가 가능하도록 한 요인이 됐다.

당시 화재가 발생해 가축사육장에는 개와 염소 등 42마리 중 27마리가 폐사했다. 그리고 무허가 건축물 10동 중 3동, 개집 40여개 가량이 불에 탔다.

화재로 그동안 울창한 수목 탓에 잘 보이지 않던 개 사육장이 노출되면서 지난 3월 중순께 주변을 지나던 한 이웃주민이 가축사육장의 끔찍한 실태를 파악하고 구청과 경찰 등에 민원을 넣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동구청,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은 개 1마리가 화상을 입었는데도 약 한달여간 방치한 것을 확인했다.

안옥순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팀장은 “현장에 가보니 말 그대로 참혹했다. 불에 타 죽은 개 사체가 그대로 있는데도 방치돼있고 겨우 숨만 붙어있는 개도 있었다”며 “화상을 입은 개를 치료하지 않는 것 뿐 아니라 개를 도축하는 현장도 목격했다. 관공서가 이례적으로 협조를 요청해 불법 개 사육장을 없앨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개농장 주인은 화상을 입은 개의 치료를 거부했으나, 동구청에서 동물학대로 고발조치하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포기각서를 쓰고 개의 치료를 허락했다. 또 개 사육주는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이와 함께 동구청은 불에 탄 무허가 건축물 3동과 가축사육장, 폐건축자재 15t, 각종 폐기물 10t을 처리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하면서 5t 가량의 화목과 각종 폐기물 처리 작업도 마무리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화재가 골치거리였던 개 사육장 이전 등 옛 화장장 일대 정비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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