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불확실성 축소는 일단 호재…상황 더 지켜봐야"

▲ [연합뉴스 제공]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다고 밝히면서 재계에서도 남북 경제협력과 교류 재개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아직 구체적인 남북 경협 사업과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한반도 불확실성이 일단 줄어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경제 호재'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감지된다.

    다만 최근 남북·북미 대화 무드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이 속한 현대그룹은 남북 경협 재개에 대비해 '비상대응태세'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23일이 개성공단 1단계 조성공사에 착수한 지 만 14년이 되는 날이어서 이를 계기로 과거 대북사업 진행 상황을 전반적으로 챙겨보면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가동 재개 등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남북 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현대그룹은 실무적으로 상시 대기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 당국의 '신호'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을 제외하고는 과거 남북경협이 주로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중소기업들을 위주로 진행됐기 때문에 삼성, 현대차[005380], SK, LG[003550] 등 주요 그룹의 경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요인이었던 북한 리스크가 점차 낮아지면서 글로벌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는데, 북한이 도발 중단 약속을 지킨다면 경제에 큰 호재"라면서 "문제는 과거 북한의 행태로 미뤄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주요 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북한이 경제총력 노선을 선언한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교류가 본격화한다면 대기업들도 상황을 보면서 관련 사업을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현 정부 들어 '재계 대표단체'로 부상한 대한상공회의소의 경우 남북대화의 진전 상황에 따라 민간 경제 분야의 소통 채널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역할론'이 주목된다.

    대한상의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국제상업회의소(ICC)를 매개로,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직·간접 접촉을 했으나 이후 남북 관계 경색으로 현재는 사실상 교류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이후 상황에 따라 ICC를 통한 간접 접촉은 물론 조선상의와 직접 대화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과거 여러 차례 조선상의와 교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다만 현재로서는 유엔 대북제재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성급하게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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