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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울산 주력산업 현장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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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2  22: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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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형석 경제부 기자

요즘 아산로를 타고 염포산터널을 지나 울산 동구로 들어서면 대송 지하차도 위 대형 선박 프로펠러 상징조형물 뒤로 도로변에 플래카드가 빼곡히 내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여야를 불문하고 각 정당과 지역 시민사회·자생단체 등에서 내건 것으로 현대중공업이 최근 접수에 들어간 희망퇴직, 이른바 ‘구조조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현수막이다. 이 곳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정문과 전하문, 현대일렉트릭 정문(옛 현대중전기) 등 동구지역 곳곳에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거리에서 ‘사람보다 플래카드가 더 눈에 띈다’라는 우스갯 소리가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계속된 수주난으로 인한 일감부족으로 현대중공업 도크는 전체 11개 중 3개가 가동을 중단하고 있고, 조선소 현장은 활력을 잃은지 오래됐다. 현대미포조선도 지난해 도크 1개를 가동 중단했고, 장생포 블록공장은 13년간의 가동을 끝내고 오는 6월이면 문을 닫는다. 이미 장생포 블록공장은 설비 등이 다 빠져 나간 상태다. 특히 해양플랜트쪽은 상황이 더 심각해 7월 출항을 앞두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나스르 해상플랫폼 공사건 외에는 작업 물량이 하나도 없어 이마저도 완료하게 되면 해양사업본부 야드는 그야말로 텅 비게 된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산로 성내삼거리에서 방어진순환도로를 따라 가다가 보이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야드는 대형 해양플랜트 공사 작업으로 밤에도 환하게 빛나며 석유화학 공단과 함께 울산 대표적 산업현장 야경 명소로 꼽히기도 했으나 이제는 옛 이야기가 됐다. 또한 동구지역은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장기불황으로 한때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들이 모여들며 불황을 모르던 도시에서 이제는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도시로 전락했다. 방어동과 전하동 일대 원룸은 빈 방이 남아돌고 일부는 월세를 5만원까지 내려도 임차인을 못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울주군 온산읍 덕신지역은 요즘 울산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핫’한 지역중 한 곳이다. 원룸 마다 빈방이 많지 않을 만큼 가득 차 있고, 식당과 주점 등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S-OIL이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온산공단 울산Complex 내에 짓고 있는 RUC&ODC(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 프로젝트 공사와 관련해 전국 각지에서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완공을 앞두고 얼마전 찾은 S-OIL RUC&ODC 프로젝트 공사 현장은 110만㎡라는 엄청난 부지면적에 대형 설비들이 위용을 드러내며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는 울산의 여타 산업현장과는 대조적으로 활기가 넘치며 마치 딴 세상엔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 공사 현장에는 2016년 5월 착공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평균 1만명 넘는 인원이 작업하고 있다. 연인원이 무려 430만여명이 투입됐다. 공사가 한창이었을때는 전국의 도시락 배달업체들이 다 이곳에 집결할 정도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배달차량들로 북적였고, 인근 덕신지역은 울산에서 가장 경기가 좋은 곳이 됐다.

미포만과 온산만, 동해안을 따라 임해지역에 나란히 세워진 두 곳의 산업 현장과 인근 지역의 분위기가 너무나도 대조적인 셈이다.

자동차와 조선, 정유·석유화학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은 글로벌 업황과 유가 및 환율 등 대내외 경제적 요인 등에 따라 업종별로 부침과 흥망성쇠를 반복해왔다. 하지만 최근 1~2년새 울산의 3대 주력산업 간 업황의 온도차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특히 조선과 정유·석유화학산업 업황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차형석 경제부 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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