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태우고 현장체험학습을 가던 전세 관광버스가 철길 건널목을 무리하게 건너다 차단기에 걸려 열차와 충돌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단정지’라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앞서 가던 관광버스를 뒤따라 건널목을 건너려다 일어난 일로 추정된다고 한다. 다행히 버스에 타고 있던 인솔교사의 빠른 인지와 조치, 열차의 비상정차 등으로 대형참사를 피했지만 운전기사의 순간적인 안이한 판단이 자칫 40명 학생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뻔 했다. 어이없는 인재(人災)에 의한 참사 방지를 위해서라도 당시 상황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24일 울산 북구 호계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9시12분께 울산 북구 중산동 이화초등학교 인근 철길 건널목 부근에서 부산 부전역을 출발해 동대구역으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가 비상정차를 했다. 인근 호계역과 열차에 이상 감지 신호가 떴기 때문이다. 이화 철길 건널목에 45인승 전세 관광버스 후미 부분이 차단기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버스는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울산대공원으로 가는 인근 이화초 1학년 학생 약 40명을 태우고 있었다. 인솔교사가 그 같은 상황을 인지해 긴급히 운전기사에게 차량 이동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인솔교사가 조금이라도 늦게 상황을 파악했거나 건널목 보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접근중이던 열차의 비상정차가 없었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졌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대열운행’에 대한 문제점을 극명히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 관광버스 사고의 최대 요인으로 꼽히는 ‘대열운행’은 관광업계 스스로도 금지하고 있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속도로나 관광지 인근의 주요 도로에서 관광객을 태운 전세버스 여러 대가 바짝 붙어 줄지어 달리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다수의 차량이 줄지어 다른 차량이 대열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앞차와의 거리를 무리하게 좁혀 운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신호위반, 과속운행은 물론이고 차간 안전거리까지 무시하고 있어 주위 운전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뒤따르는 알반차량들이 이들로 인해 도로 앞 상황을 알기 어려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추돌을 피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대열운행’을 하는 앞 차량이 돌발적인 사고가 나거나 급정거했을 때는 거의 불가항력적으로 연쇄 추돌사고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수학여행이나 단체관광이 많은 계절이 다가왔다. 언제까지 이렇듯 안전규정을 무시하는 운전기사들과 버스업체의 안전불감증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맡겨야 할 지 참으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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