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미사는 현재 천주교 종교의식에서 행하는 미사(예배)형식을 근본으로 하여 종교개혁 이전부터 작곡, 연주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예배용으로 작곡되어 교회에서만 연주되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연주회용 미사곡도 많아졌다. 미사곡에는 각 시대, 국가별로 부제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느 왕의 대관식을 위해 작곡한 ‘대관식미사’라든지 또 특별히 어떤 성인을 위한 ‘성 세실리아를 위한 미사’, 아니면 ‘장엄미사’ 등이 있다.

또 각 나라의 민요를 미사곡으로 만든 ‘미사 크리욜라’ ‘미사 루바’ ‘아프리카 미사’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아리랑미사’가 종종 연주되고 있다. 더 많은 것은 조성을 붙인 곡들이다. ‘G장조미사’ ‘A장조미사’ ‘B단조미사’ 이렇게 열거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미사 제목이 나오게 된다.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은 1796년 ‘전시미사’를 작곡했다. 이 시기 오스트리아는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이 북 이탈리아에 침입하므로 인접해 있는 국가로서 큰 위협을 느끼게 됐다. 그리하여 같은 해 8월에 오스트리아는 프랑스와 전쟁에 대비해 총 동원령을 발표했다. 하이든은 이 시기의 전쟁에 대한 불안감과 그로인해 사람들이 안절부절 못하는 사회적 현상을 음악으로 표현, 직접 ‘전시미사’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곡이 연주되자 많은 사람들은 정말 전운이 감도는 느낌을 받게 됐다고 한다. 특히 ‘전시미사’의 마지막 악장인 아뉴스데이(Agnus Dei)에서는 팀파니 혼자서 ‘쿵’ ‘쾅’ 연주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긴장감과 뭉클함을 느끼게 되어 ‘파우켄(큰북 Pauken) 미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팀파니와 트럼펫이 연주하는 팡파레에서는 마치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를 침공하는 것을 연상하게 된다. 명곡이라 아니할 수 없다. 1970년 Academy of St.Martin in the fields Choir of St.John’s College cambridge 음반을 추천한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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