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부터 출전 본격화
탁구·농구등 7종목 긍정 입장
OCA 엔트리 협조 숙제로 남아

▲ 지난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단일팀으로 출전한 남북 단일 탁구 코리아 팀 여자 복식의 현정화(오른쪽)와 리분희가 선전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해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자’고 선언하면서 남북 화해의 마중물 역할을 한 체육 교류가 한층 활성화할 기반이 형성됐다.

남북은 올해 국내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통해 북한 선수단의 참가와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 성화 공동 봉송 등으로 냉각됐던 남북 관계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재점화된 남북 체육 교류는 판문점 선언을 기폭제 삼아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단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의 개회식 공동입장과 일부 종목의 단일팀 구성이 급물살을 탈 수 있게 됐다.

판문점 선언으로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아시안게임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을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문체부는 평창올림픽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성공을 바탕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달고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방안을 본격화한다.

문체부가 앞서 진행한 단일팀 구성 의향을 묻는 수요 조사에서는 아시안게임 40개 종목 중 탁구와 농구, 유도, 정구, 하키, 카누, 조정 등 7개 종목이 ‘긍정’ 의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단일팀 구성을 위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아시아 체육경기단체의 출전 엔트리 확대 협조를 구하는 한편 아시안게임 참가국을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문체부는 단일팀 구성의 상징성과 실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선정한 뒤 해당 종목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모색하게 된다.

지금까지 단일 종목에서 남북이 단일팀이 이뤄진 건 지난 1991년 탁구와 축구뿐이다.

당시 탁구는 그해 4월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 단일팀을 참가해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의 아성을 허물고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또 축구는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으로 8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반면 종합대회에서는 1963년 도쿄 올림픽과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등 여러 차례 시도했던 단일팀 구성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남북 정상이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에 힘을 실어주면서 남북 스포츠가 종합대회 단일팀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평창올림픽 남북 공동입장을 주도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달리 OCA는 단일팀 구성 등에 적극적이지 않다.

아울러 아시아탁구연맹(ATTF) 등 단일팀 종목 경기단체의 출전 엔트리 확대 등 협조를 끌어내는 것도 숙제다.

남북 단일팀 선수들과 금메달을 경쟁할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스포츠 강국들도 동의를 해줘야 단일팀 구성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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