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 중구 문화의거리를 찾은 아이들이 변대용 작가의 ‘아이스크림을 옮기는 방법’이란 작품속의 곰과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울산 중구 원도심 내 문화의거리 일대가 예술 작품을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대형 전시관으로 변했다. 울산시와 울산중구의 후원으로 경상일보(대표이사 엄주호)는 지난 28일 ‘아트프로젝트 울산 2018(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Project Ulsan 2018·ICAPU 2018)’ 개막식을 갖고 열흘 간의 대규모 미술축제를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오는 5월7일까지 이어진다.

야외 전시공간·작품 대폭 늘어
누구나 쉽게 다가가 작품 감상
문화의거리 일원 갤러리 11곳
다양한 전시 진행 발길 이어져
태화서원 마당에도 설치미술
공예작가들 업사이클링전시회
종갓집예술창작소서 열려 눈길
다음달 7일까지 행사 계속돼

올해 아트프로젝트는 예년에 비해 야외 전시 공간이 대폭 늘어났다. 덕분에 야외에 놓이는 전시작품 또한 총 14점으로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을 보였다. 전은규 작가의 작품 ‘ground’의 경우에는 현장의 누구라도 작품을 직접 만지거나 때려볼 수도 있도록 해 특히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스테인리스 재질의 양철 로봇과 같은 모형을 만든 김학제 작가의 ‘미래가족’은 차가운 재질이지만 따뜻한 온기와 감성을 느끼게 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성립 작가의 ‘어느 멋진 날의 오후’는 함께 앉아 차를 마시는 듯 한 느낌을 연출해 시민들이 앉아 쉬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작품을 보기만 하는 어려운 것이 아닌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친근한 것으로 풀어내 호응을 얻었다.

▲ ‘아트프로젝트 울산 2018’에 참여한 국내외 작가들이 개막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특히 이상한 작가의 ‘천국의 문’은 녹슨 철제 프레임 속에 초록 화분을 놓아 감상객들의 포토존으로 활용됐다. 변대용 작가의 ‘아이스크림을 옮기는 방법’은 큰 덩치와 앙증맞은 포즈의 곰 형상으로 어린이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

문화의거리 일원 갤러리 11곳에서도 아트프로젝트 전시가 동시에 진행됐다. 일인당 적게는 3점, 많게는 10점 이상의 작품들을 전시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갤러리 가온에서 믹스 미디어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루크 슈뢰더(31·네델란드)와 모건 웡(34·중국)은 “지난해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 참가하면서 울산과 인연을 맺게됐고, 1년만에 또다시 아트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며 “외국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작업을 같은 공간에서 할 수 있어 신선했고, 전시를 즐기려는 사람들과 함께 해서 더욱 의미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 살아남은 자(설총식)

울산도호부의 도충소(都摠所)였던 태화서원 마당에도 설치미술이 선보였으며 창작공간인 종갓집예술창작소에서는 지역공예작가들의 업사이클링전시회가 동시에 열려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선보였다.

홍순환 예술감독은 “올해는 공공미술과 시민들 간의 ‘소통’을 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선보이고, 더 많은 작품을 거리에 내놨다”면서 “작품을 접촉하고 만짐으로써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신경쓴 만큼 많은 분들이 원도심을 방문해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엄주호 본사 대표이사와 박성민 중구청장, 정갑윤 국회의원이 ‘아트프로젝트 울산 2018’ 참가작품을 감상하며 담소하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 오후 4시 옛 울산초등학교 앞 무대에서 열린 개막기념행사는 참여작가, 지역 주민, 갤러리 대표, 상인회 관계자, 공연예술인, 관람객 등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념식과 축하공연, 원도심 전체 전시공간 단체 라운딩 순으로 진행됐다.

박성민 중구청장은 “거리 전시공간이 지난해에는 200m였는데 올해는 500m로 대폭 늘어났다. 문화의거리를 따라 선으로 이뤄지던 문화의 물결이 이제는 도시 전체로 퍼져 면으로 확장되는 것 같다. 수년 내 미술관과 객사가 들어서면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예술관광도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죽은자의 소생(조정현)

김기현 시장은 “각종 문화행사가 이어지는 현재와 7~8년 전 원도심을 떠올리면 상전벽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여러 사람의 염원이 모아져 한결같은 관심으로 이룩한 멋진 결과다. 2020년 개관하는 미술관은 울산의 정신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Fet giraffe(이기철)

엄주호 본사 대표이사는 “문화를 지향하는 울산 중구 원도심에서 품격 높은 문화와 예술을 선보여 온 우리 신문사가 또다시 아트프로젝트로 시민들과 함께하게 됐다. 실내외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며 예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되새기고, 감동과 위안을 얻고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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