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단체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30일 청와대 인근에서 약 2000명 규모로 삼보일배 행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발달장애인의 낮 시간 활동을 위한 거점형 주간활동서비스센터 설치,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사업 예산 증액, 발달장애인 주거 지원 대책 마련, 장애인연금 인상 및 대상 확대, 장애가족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에게는 신체·가사·사회활동 등을 돕는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가 필요하고, 교육기회가 없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사회적응 훈련과 건강관리, 취업·일반 프로그램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복지인프라 강화 등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평범한 삶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기반마련 요구로, 울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울산시가 발달장애인훈련센터 건립 추진에 나섰다. 내년도 국가예산 대상사업으로 선정, 고용노동부에 예산안을 신청해 국비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취업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다. 성인 발달장애인이 사회에서 고립되는 이유가 교육·지원체계 부족임을 감안하면 더없이 절실하다. 학령기를 벗어난 성인 발달장애인의 사회적응과 자립지원을 위한 훈련센터는 장애가정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전체 장애인 중 발달장애인 비율이 9.14%로 전국 평균(8.9%)보다 0.24% 높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복지와 고용에 대한 수요와 욕구가 큰 도시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직업 훈련을 실시하고, 취업을 연계해주는 진로·직업교육 훈련 전문기관이 전무하다. 대부분의 특·광역시가 발달장애인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울산은 여전히 예외지역으로 남겨져 있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영국은 발달장애인들이 낮과 밤, 주말을 포함한 모든 일상에서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지방정부가 정한 표준화된 서비스 메뉴와 가격, 양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미술부터 공예, 농장가꾸기, 원예, 도예, 스포츠, 지역사회 모임 등 기술습득과 훈련에 중점을 둔 성인교육, 지원고용, 사회적 기업 서비스 등이 주간활동서비스로 지원된다. 뒤늦게나마 울산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지원 조례제정과 훈련센터건립에 나섰다. 울산의 발달장애인들이 평범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구축에 보다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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