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희 한지애호가·자영업

자기 고향을 사랑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냐마는, 나는 유달리 나의 고향 울산을 사랑한다. 왜냐하면 어릴적에 고향을 떠났다가 성인이 되어서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대략 6~7세로 기억된다. 고향의 논과 밭을 정리하고 부산으로 가족 전체가 이사를 갔다. 그래서 부산에서 거의 25년을 살았다.

유년과 청년 시절을 부산에서 보내고 결혼을 하고나서 신혼 때 지금의 울산대학교 고향 근처로 이사를 왔다. 1990년도 초였는데 울산 시내쪽에는 애들을 데리고 마땅히 놀러갈 때가 없었다. 그래서 휴일이면 부모님을 모시고 애들과 함께 근교의 경주 놀이동산, 양산 통도환타지아, 아니면 부산으로 놀러가곤 했다. 그때는 자가용이 없어서 버스를 타고 애 둘을 업고 다니기가 여간 힘들고 불편하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애들도 모두 성인이 되어서 저들끼리 여행을 떠나곤 한다.

요즘은 정말 울산이 좋은 여행지로 탈바꿈이 되었다. 이제는 휴일에도 멀리 가지 않아도 중구에는 태화강 굽이 돌아 십리대밭길과 태화강 대공원이 있다. 앞으로는 국가정원으로도 지정될 예정이다. 남구에는 선암호수공원의 사계절 변화와 불꽃축제, 각종 이벤트 행사, 장생포의 고래박물관 견학,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공원 중에서는 가장 크다는 110만평의 울산대공원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특히 울산대공원은 산책을 하다보면 그 규모에 놀라고 주위 경관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동구에는 방어진 울기등대 및 대왕암과 잘 어우러진 쭉쭉 치솟은 해송이 멋들어진 대왕암공원이 있다. 그 속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껴본다. 북구에는 박상진의사 호수공원 및 전국 최고의 건축대상을 받았다는 매곡도서관을 자랑하고 싶다. 울주군에는 영남알프스와 주위 경관이 너무 아름다운 선바위도서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또 지난 26일 지역도시에 있는 도서관 중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울산시립도서관도 개관했다. 옛날엔 책을 구입하려고 하면 부산의 대형서점을 찾아가곤 하였는데 이제는 삼산 교보문고에 가면 서울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의 대형서점을 이용할 수 있다.

이제는 울산도 그 옛날의 공단도시, 오염의 도시가 아니다. 문화도시로 계속 탈바꿈하고 있다. 그 옛날의 자연 그대로의 원석이 아니라 120만 울산시민들에 의해서 잘 다듬어진 아름다운 연석이 되고 있다. 한때는 울산을 떠나고픈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는 울산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하니 울산이 고향인 나로서는 더없이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다.

한 도시를 두고볼 때, 울산처럼 다양한 모습을 갖춘 도시도 드물다. 첫째는, 주위에 멋진 산들이 병풍처럼 받쳐주고 둘째는, 도시중간으로 유유히 강이 흐르고 있어 시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너무나 마음이 편안해서 좋다. 셋째는 조금더 외곽으로 가면 가슴이 탁 트이는 고래가 춤추는 바다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 삼박자를 다 갖춘 도시는 아무래도 울산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울산이 사랑스럽고, 내 고향이라서 더욱더 울산이 사랑스럽다. 울산이여, 영원하라! 가즈아….

이철희 한지애호가·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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