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삼남면 조경수 재배농가 장정웅씨

▲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에서 육송 재배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정웅씨가 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20여년전 귀농하면서 시작
1만평 농장에 8천그루 재배
연간 4천여만원의 수익 올려
소나무는 가지치기 가장 중요
처음엔 비닐하우스에서 파종
5년생이 되면 노지 재배 가능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조경수 가운데 선호가 가장 높은 수종 중 하나로 묘목을 심은 후 여름철 전정을 제외하면 손이 크게 가지 않아 귀농·귀촌 후 임업작물로도 안성맞춤이다. 울산에서는 보기 드물게 소나무를 주로 재배하는 조경수 재배 농가를 만나본다.

◇20여년 전 퇴직 후 조경수 재배 시작

울주군 삼남면 상천리에서 소나무를 중심으로 조경수를 재배하고 있는 장정웅(76)씨는 20여년 전인 지난 2005년 퇴직 후 귀농하면서 조경수 농장을 운영하게 됐다. 농업학교 졸업 후 울산산림조합에 입사해 40여년간 근무한 장씨는 퇴직 후 귀농을 결심하고 3만3000여㎡(1만평) 규모의 농장에서 소나무를 비롯한 조경수 8000여그루를 재배하고 있다.

장씨의 농장에는 조경수로 선호가 높은 육송(적송) 2000그루, 해송과 금송 각각 1500그루, 금강송 1000그루, 백일홍 600그루, 공작단풍 400그루 등을 재배하고 있다. 올해 봄 묘종을 심은 5년생부터 귀농 초기 심은 20년생 나무까지 다양한 수령의 조경수가 재배되고 있다.

그는 “산림조합에 일하면서 울산 전역의 조림사업에도 참여하고 나무와 인연이 깊다”면서 “나무에 대한 애정이 많고, 나무와 한평생 인연을 함께 하다보니, 퇴직 후 조경수 재배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재배한 소나무는 부산·마산·포항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판매되는데 15년생 기준 소나무는 한 그루 30~40만원 선에 판매돼 장씨의 농장에서는 조경수 판매로 1년에 4000만원 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조경수 소나무…전지작업이 가장 중요

조경수 재배는 지난해 판매를 위해 나무를 캐내고 난 자리에 묘목을 심고 가꾸는 것으로 시작된다. 소나무는 3월부터 4월 말까지 두달여간 묘목을 심고 낙엽수종은 가을 이후 11월께 묘목을 심는다.

대부분이 조경수로 이용되는 소나무는 무엇보다 전지(가지치기)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여름철인 6월께부터 본격적인 전지작업을 하는데 아름다운 수형 형성을 위해 봄에 새로난 순을 정리하고, 적절하게 가지를 끊어 수형 형성 알맞게 새로운 가지가 생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장씨는 “소나무는 전정을 하지 않을 경우 조경수로의 가치가 없다”면서 “전정은 기술과 경험이 필요해 중요하다. 귀농하면서 전정하는 법을 배워 예전에는 우리 농장의 소나무 대부분을 직접 전정했지만, 지난해부터는 허리 건강이 나빠지면서 전문 전정사와 함께 농장의 전정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직접 파종한 소나무를 재배하기 위해 농장 한켠에 비닐하우스를 마련하고 파종에도 도전했다. 소나무는 적절한 온·습도 조절을 위해 비닐하우스에서 파종하고 5년생 가량이 되면 노지에서 재배할 수 있는데 장씨의 농장에는 3㎝ 가량 자란 2년생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는 “처음 조경수를 재배하기로 마음 먹었을때는 나무에 대한 경험이 많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쉽지 않다”면서 “나무, 특히 조경수는 묘목때부터 전정에도 신경쓰고 수형을 잡아가며 키워야 해 자식을 키우는 것 만큼 오랫동안 정성을 많이 들여야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평생 나무와 함께 했고, 나무가 나의 재산”이라면서 “귀농 후 소나무를 오랫동안 재배한 만큼 앞으로도 나무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통해 조경산업에 기여하고 싶고, 소나무 외에 다른 조경수종 재배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소나무는 건축·조선·가구부터 의약품·식품으로도 이용

소나무는 모양과 특징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금강송은 기본종 소나무에 비해 줄기가 굽지 않고 밋밋하고 곧게 자란다. 이 때문에 조경수는 물론 건축재로도 많이 사용돼 문화재 보수에 이용되기도 한다. 금강송은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한 산지의 능선과 사면에 자란다.

해송은 주로 서해지방 해면에서 많이 자생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해송은 크고 굵으며 나무껍질이 적송보다 더 짙어 흑송으로도 불린다.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다방면으로 이용돼 왔다. 기둥·서까래·대들보 등의 건축재와 조선용으로도 쓰였고, 책상·도마·병풍틀 등의 가구재와 소반·목기·제상 등 생활용품과 지게·쟁기·물레통 등 농기구재로도 이용됐다. 특히 소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 채집한 송진은 의약품과 화학약품으로도 사용됐다. 최근에도 소나무는 가구와 조각재, 포장용 상자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솔잎은 떡을 찔 때 함께 넣으면 은은한 향이 송편에 배고, 솔잎에서 나온 피톤치드가 세균이나 곰팡이 등을 없애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해준다. 늦은 봄과 초여름에 나는 풋솔잎과 풋솔방울은 술로 담가 ‘송엽주’‘송실주’로 마시기도 한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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