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시향만으로 함축시킨

단형·연작시조 105편 수록

▲ 지난해 고인이 된 이수자 시인의 유고집 <덕분에 즐거웠다고>가 나왔다.
지난해 고인이 된 이수자 시인의 유고집 <덕분에 즐거웠다고>가 나왔다.

책 속에는 총2부에 걸쳐 단형시조 71편, 연작시조 34편의 작품이 실렸다.

‘세상의 신기함을/메모하며 길을 간다//홀쭉한 배낭 속엔/유럽 지도 한 장뿐//일찍이 비운자만의/평화로운 여유다’-‘달팽이’.

책머리에서 고인을 보낸 세 자녀는 “문득 돌이켜 보니 모든 곳에 엄마가 있다. 길 가에 핀 작은 하얀 꽃에, 아무렇지 않게 접어둔 연두색 손수건에, 시장에서 파는 수박에, 찬장에 들어있는 노란색 물병에, 나의 모든 추억에 있다”고 밝혔다.

박영식 시인은 작품해설에서 “어느 누군들 살다보면 모서리에 치이는 아픔과 말못할 회환, 때로 그리고 때로 행복의 순간도 많을 것이다. 이 보편적인 궤적들에서 응어리는 다 여과시키고 맑은 시향만 길어 올려 함축미를 가하여 은 작품들이 그의 시풍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이수자 시인은 울산전국시조백일장(2013), 한국시조시인협회 전국시조백일장(2014), 샘터시조상(2015)에서 각각 장원을 받았다.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울산시조시인협회에서 활동했으며 지난 2016년 <마디풀>을 발간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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