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자연사 박물관으로 떠난
청각장애 지닌 두사람 이야기
교차 편집 방식으로 풀어내

▲ 청각장애를 지닌 소년과 소녀가 50년을 사이에 두고 뉴욕으로 떠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원더스트럭’이 3일 개봉한다.

1977년 미국 미네소타주 한 마을. 불의의 사고로 엄마를 잃은 12살 소년 벤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빠를 찾아 홀로 뉴욕으로 향한다. 아빠에 대한 단서가 담긴 책 ‘원더스트럭’을 엄마 책상 서랍 속에서 발견한 이후다.

1927년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지내던 소녀 로즈는 그곳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로즈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배우의 공연 기사를 본 뒤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뉴욕으로 떠난다.

3일 개봉하는 영화 ‘원더스트럭’에는 50년을 사이에 두고 소년과 소녀가 등장한다. 둘은 모두 청각장애를 지녔다. 로즈는 선천적인 장애가 있고, 벤은 얼마 전 사고로 청력을 잃었다. 뉴욕으로 떠난 두 사람은 각각 자연사박물관을 찾아 그곳에 매료된다.

영화는 소년과 소녀의 발자취를 교차편집 방식으로 따라간다. 1970년대 벤과 1920년대 로즈의 여행 장면은 컬러와 흑백으로 뚜렷하게 구분한다.

특히 로즈의 뉴욕 여행길은 마치 한 편의 무성영화 같다. 귀가 들리지 않는 로즈의 시선에서 약 1시간가량 대사 없이 펼쳐진다. 대사의 공백을 메우는 건 소녀의 다양한 표정과 그 감정을 전해주는 배경음악들이다.

컬러와 흑백의 교차편집과 다큐멘터리처럼 진행되는 전개는 낯설지만, 뉴욕의 거리와 사람들, 그리고 달라진 박물관 풍경을 비교해보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 소년과 소녀 눈에 비친 박물관은 온통 신기한 것투성이다. 그중에서도 각 나라의 진기한 물건들을 모아놓은 ‘호기심의 방’은 둘의 인연이 싹트는 곳이기도 하다. 극 초반에는 종잡을 수 없던 둘의 관계는 후반부로 갈수록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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