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인대 신축성 없어 파열 쉬워
손상부위 붓고 2~3일간 심한 통증
흔히 파스 붙이기등 자가치료 의존
파열된 인대 잘 아물지 못할 경우
경미한 손상에도 접질림 반복 우려
운동전 스트레칭·발목 운동 필수

최근 스포츠 활동 다양화 등으로 인해 발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중 발목 접질림은 발목 부위 외상 중 가장 흔한 손상으로 특별한 문제없이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목을 접질려도 붓기가 빠지고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파스를 붙이는 등 자가 치료에만 의존해 증상을 만성으로 악화시켜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정훈 울산시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와 발목 접질림의 올바른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통증 2~3일 가장 심하고 점차 줄어들어

발목관절은 정강이뼈의 말단 내측부인 안쪽 복사뼈, 정강이뼈 외측에 위치하는 종아리뼈(비골)의 말단부인 바깥쪽 복사뼈, 그리고 이 뼈들을 떠받쳐주는 목말뼈(거골)로 구성된 격자 형태의 관절이다. 발목 안쪽은 상대적으로 강한 삼각인대, 바깥쪽은 상대적으로 약한 가쪽인대에 의해 관절의 안정성이 유지된다.

발목 접질림은 의학용어로 ‘족근관절 염좌’로 불리며,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삼각인대나 가쪽인대 혹은 이들 모두의 손상 및 파열이 있음을 의미한다. 인대는 정해진 길이의 섬유질 다발로 고무줄과 달리 신축성이 없어 발목 접질림이 발생한 초기에는 인대의 파열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인대가 늘어졌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일반적인 발목 접질림의 증세는 인대가 손상된 부위가 붓고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발목을 접질린 후에는 퍼렇게 멍이 들고 부종이 심하다, 인대가 손상된 부위에서 발생한 출혈이 피하조직으로 퍼져서 넓은 부위에 멍이 든다. 멍은 피부 아래에 피가 굳은 것인데 시간이 경과하면 점차 몸속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나 인대가 파열된 것이 문제다. 통증은 2~3일간이 가장 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줄어든다.

정훈 정형외과 전문의는 “대부분은 발목 가쪽인대가 파열되기 때문에 그 부위에서 통증과 부종이 심하고 멍이 든다”며 “발목 인대가 파열된 사람 중 약 10~20%는 발목인대가 손상되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발목을 삐며, 그때마다 부종과 통증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 정훈 울산시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 실시

발목 접질림이 발생하고 부종이 심하거나 땅 딛기가 힘들 정도의 통증 유발, 발목 아래로 멍이 보인다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부종과 통증이 심하다면 발목 부위 뼈의 골절을 감별해야 한다. 골절이 없다 하더라도 심한 접질림으로 발목 연골이 손상될 수 있고, 이를 방치하면 발목 관절염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발목 접질림의 진단은 일반적으로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서 뼈의 골절 여부를 확인한다. 단순 엑스레이 사진으로는 인대 손상이나 파열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친 방향으로 인위적인 힘을 가하며 젖혀서 다친 반대쪽과 비교, 정상관절보다 얼마나 더 벌어지는가를 통해 관절의 불안정성을 진단한다.

엑스레이 사진 상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발목이 접질릴 때 관절 안의 인대나 연골이 손상돼 덜렁거리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이상 소견을 알기 위해서는 MRI 검사나 관절내시경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MRI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인체에 해가 없고, 엑스레이 촬영에서 보이지 않는 인대나 연골 등을 볼 수 있는 정밀한 검사법이다.

발목 접질림이 발생한 초기에는 추가적인 인대 손상을 예방하고 통증과 부기가 가라앉도록 보존적 치료를 시작한다. 이때 영어의 머리글자만을 모은 PRICE(Protection·Rest·Ice·Compression·Elevation)를 시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발목의 경우 Protection은 부목고정하기, Rest는 다친 발로 땅을 딛지 않기, Ice는 부기가 있는 부위의 얼음찜질하기, Compression은 다친 발목에 압박붕대 감기, Elevation은 다친 다리를 심장 보다 높은 위치로 유지하기다. PRICE는 발목 접질림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 손상의 급성기 치료에도 적용된다.

◇치료 시기 놓치면 만성 관절염 유발

급성으로 발생한 발목 접질림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권하지 않지만, 발목 가쪽인대의 완전 파열에 의한 심한 관절 불안정성이 확인되면 연령과 활동 정도를 고려해 정밀 검사 후 수술적 치료가 추천될 수도 있다.

또한 발목 접질림이 발생하고 적절한 관리를 하지 못해 파열된 인대가 잘 아물지 못 할 경우에는 향후 경미한 손상에 의해서도 반복적으로 발목 접질림이 발생하는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 발목 불안정성이나 발목 관절염과 같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며 수술이 필요한 발목 접질림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이에 발목 접질림을 단순히 인대가 늘어졌다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 전문의는 “발목 손상은 다소 과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보호하고 치료하는 것이 후유증 없는 완전한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그리고 항상 부상의 위험이 있는 발목을 미리 보호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발목강화운동이 필요하다. 운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발목 접질림을 예방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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