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 원도심 ‘문화의거리’가 600m에서 880m로 확장됐다. 기존 문화의거리는 울산초등학교 맞은편~시계탑사거리 210m, 울산동헌~동일당안경점 240m, 옛 상업은행~동아약국 150m 등 3곳이다. 지도 위에서 보면 문화의 거리는 H자 형태다. 이번에 확장된 구간은 시계탑 사거리에서 울산교사거리까지 280m다. 옛 울산초등학교(蔚山校)에서 울산다리(蔚山橋) 앞까지 H자의 오른쪽 획이 490m로 길어진 셈이다.

중구는 2012년 8월 문화의거리를 조성하고 문화예술업종이 입주할 경우 건물 수선비와 간판 제작비 등을 지원해준다. 문화예술 활동이 활발한 거리를 만들어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관광활성화도 꾀하겠다는 취지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상권이 삼산동으로 옮겨간 뒤 빈점포가 생겨날 정도로 썰렁했던 원도심이 근래들어 북적거릴 정도로 인파가 많아진 된데는 문화의거리 조성이 적잖은 기여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상권이 살아나면서 임대료가 인상되는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부작용도 없지 않지만 현재 문화의거리에는 갤러리, 화실, 공연장 등 65곳의 문화예술업종이 입점해 있다.

이번에 추가지정된 거리는 사실상 상업시설이 꽉 들어찬 곳으로 임대료가 비싸서 문화예술업종이 들어설 여지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문화의 거리로 지정한 것은 상징적 의미를 부여해서 도심의 품격을 높여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 3월 보행환경개선사업이 완료된 이 거리는 인도가 넓어져 걷기도 좋아졌다. 도로 중간에 서 있는 백합나무 가로수도 꽤나 멋스럽다. 굳이 문화예술업종이 들어서지 않더라도 거리 자체를 문화적으로 가꾸어나가는 것만으로도 ‘명품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문화의거리 지원 대상이 해당 길의 50m내에 있는 점포까지 포함되므로 뒷골목에 공연장이나 화랑 등이 들어서도록 유도해서 취지를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움은 문화의거리가 울산교 앞에서 멈춘 것이다. 문화의거리를 지나 울산교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남구 달동·삼산동의 ‘예술이숨쉬는길’까지 연결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길이 356m 너비 8.7m의 울산교는 1935년 10월에 개통된 다리로 안전상의 문제로 1994년 11월부터 보행자 전용 교량으로 바뀌었다.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보행공간인 울산교는 문화공간으로서 손색이 없다. 여기서 예술이숨쉬는길까지는 그리 멀지도 않다. 남구문화원 옆까지 일부 구간만 조성하면 옛울산초등학교 앞에서 출발한 문화의거리(예술이숨쉬는길)는 남구문화원, 울산문예회관, 문화공원을 지나 뉴코아아울렛 앞까지 연장될 수 있다. 행정구역이 다르긴 하나 남구와 중구가 행정력을 모아 보았으면 한다. 다리의 문화적 의미는 소통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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