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전 1⅓이닝만에 강판
사령탑도 마운드 운영에 난관

▲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선발투수 류현진(오른쪽)이 트레이너와 함께 마운드를 떠나고 있다.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화려한 4월을 보낸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또다시 부상의 악몽에 시름하게 됐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부상으로 조기에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1대0으로 앞선 2회말 1사 후 데븐 마레로를 상대하다 교체됐다.

0볼-1스트라이크에서 파울 타구가 된 2구째 공을 던진 뒤 갑작스럽게 몸 상태에 이상을 호소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트레이너 등과 함께 마운드를 방문해 류현진의 상태를 점검했다.

류현진은 몸을 풀어봤으나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가 더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투수를 페드로 바에스로 바꿨다.

류현진은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투구 수는 30개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22에서 2.12로 조금 떨어졌다.

다저스는 마운드 운용 계획이 어그러졌으나 이후 불펜투수들의 역투로 애리조나를 2대1로 꺾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정밀 검진을 받아봐야 하겠지만 류현진의 사타구니 부상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의 상태를 체크한 뒤 “왼쪽 사타구니를 다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내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할 예정”이라며 류현진의 부상 정도에 대해서는 “트레이너들 말로는 (근육이)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3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2.12로 사실상 다저스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류현진의 갑작스러운 부상에 사령탑은 할 말을 잃었다.

로버츠 감독은 “팀에는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페드로 모우라 기자에 따르면 류현진은 “기분이 좋지 않다”며 부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어깨 수술 이후 기적같이 빅리그 마운드에 복귀한 류현진에게 가장 중요한 건 몸 상태다. 몸이 아프지 않은 류현진이 얼마나 믿음직스러운지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모두가 확인한 사실이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도전사는 부상과의 투쟁 역사나 다름없다.

앞서 류현진은 모두 7차례 부상자명단(Disabled List·DL)에 올랐다.

그는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3년 발목 부상으로 한 번 선발 로테이션을 건너뛴 걸 제외하면 큰 부상은 없었다.

그러나 2014년부터 통증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2014년 5월3일 왼쪽 어깨 염증으로 처음 DL에 올라갔고, 같은 해 8월16일에는 오른쪽 엉덩이 염좌로 다시 25인 엔트리에서 빠졌다.

결국, 2015년 류현진의 야구 인생에 가장 큰 시련이 닥친다.

한국에서부터 좋지 않았던 어깨가 더는 재활로 버티기 힘들다는 신호를 보냈고, 부상자명단에서 시즌을 맞이했던 류현진은 5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2016년에도 DL에서 개막을 맞이한 류현진은 무사히 재활을 마치고 7월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그러나 왼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7월20일 부상자명단에 등재된 이후 왼쪽 팔꿈치에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류현진은 지난해 3년 만에 25인 엔트리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5월2일에는 왼쪽 엉덩이 타박상, 7월5일에는 왼발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지만 금세 선발 마운드에 복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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