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시절 금융위 해체론 주장…삼성증권·‘삼바’ 등 현안 산적
금융위 “금융감독 혁신 선도할 적임자”…박용진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격”

▲ 윤석헌 금융감독원 내정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윤석헌(70)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 선임돼 8일 취임한다.

윤 원장은 금융과 관련됐다면 삼성 문제를 금감원이 다루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일 금융위 의결을 거쳐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후임으로 윤 원장을 임명 제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청안을 결재했다. 

금융위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여 금융감독 분야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돼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산타클라라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금융학회 회장과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거쳤으며 한림대 경영대학장과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현 정부에서는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인사혁신위원회 위원장과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았다. 

윤 위원장은 대표적인 개혁 성향 금융경제학자로 꼽힌다.

그는 교수 시절 금융감독 체계를 다룬 논문에서 금융위를 해체하고 금융감독 정책은 분리해 민간 공적기능 형태로 설립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금융행정인사혁신위원회를 이끌면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민간 금융회사에 근로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윤 원장은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간단한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최근 금융당국이 삼성 관련 이슈를 많이 본다는 질의에 “금융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당연히 보는 것이 맞다. 그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잘 감독하겠다”고 답변했다.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삼성 관련 이슈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도 매각하라고 촉구했다.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고는 조만간 검사결과가 나온다.

금융위와 관계에 관해서는 “금융위는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곳이고 금감원은 감독을 하는 곳”이라면서 “서로 잘 조화롭게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 가상화폐 규제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는 평가에는 “가상화폐를 긍정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있다고 얘기했던 것 같은데 감독원에 왔으니 이런(정부) 입장을 고려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 정부의 첫 금감원장이었던 최흥식 전 원장은 하나금융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되며 6개월 만에 낙마했으며, 전임 김기식 전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과 임기 말 셀프 후원금 논란으로 2주 만에 불명예 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재벌과 관료들은 늑대(김기식 전 원장)를 피하려다 호랑이(윤 원장)를 만나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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