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재봉 울산대 생명과학부 교수 전 SK케미칼 상무

바이오 디젤, 말은 많이 들었어도 눈으로 본 사람은 없다. 바이오 디젤을 자기 차에 넣어도 넣고 있는걸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러나 이미 거의 10년 전부터 경유 차량에는 바이오 디젤이 일반 경유와 섞여서 들어가고 있다. 정유사에서 출고때부터 섞여서 나오기 때문에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주유소에서 바이오 디젤 넣기 싫다고 빼달라 해도 바이오 디젤만 빼고 넣을 수는 없게 돼있다. 바이오 디젤의 의무 혼합은 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에 맞춰 정부에서 정한 방침이다. 2017년까지는 BD 2.5여서 2.5%, 금년부터는 BD 3이라 하여 경유에 3%의 바이오 디젤을 혼합한다. 바이오 디젤이란 바이오를 원료로 만든 디젤이다. 경유는 디젤이고 휘발유는 가솔린이다. 등유는 석유를 말한다.

바이오 디젤은 바이오 연료다. 바이오 연료의 역사는 우리나라에서도 깊다. TV사극에서 포졸들이 들고 다니는 횃불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석유가 없던 시절인데 비바람에도 불이 꺼지지 않고 오랜시간 어떻게 손에 들고 돌아 다닐 수 있었을까? 이때 포졸들이 불 붙여 들고 다니던 것이 관솔이다. 관솔은 베어낸 소나무 밑둥에 생기는 송진 기름이라고 할수 있다. 어릴 때 산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관솔의 위력을 잘 알것이다. 작은 몇 조각만 있어도 밤새 불을 켤 수 있고, 기름이기 때문에 흔들어도 잘 꺼지지도 않는다. 이 관솔에서 바이오 디젤을 만들 수 있다. 잘게 부수어 성분을 뽑아내고 끊여서 분리하면 바이오 디젤이 만들어진다. 관솔은 경유 뿐아니라 석유도 얻을 수 있고, 심지어 일제시대에는 비행기 기름도 만들었다. 휘발유, 석유, 경유가 통칭으로 기름이라는 것은 같지만 그 성분에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름도 용도도 조금씩 다르다.

바이오 디젤을 사용하는 이유는 좋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고, 둘째는 식물이라 또 키우면 되니 석유같은 자원 고갈의 염려가 없으며, 또 화석연료인 경유를 쉽게 대체할 수 있다. 경유를 대체하는 것을 바이오 디젤이라 하고, 휘발유를 대체하는 것은 바이오 에탄올이다. 바이오 디젤의 원료로는 콩기름, 유채유, 해바라기유, 팜유, 동백 씨, 아주까리 등 거의 모든 기름기있는 식물로부터 다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식물들은 원료의 공급량에 한계가 있다. 이것이 바이오의 문제점이고 한계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점차 식용작물에서 나무같은 비식용 원료로 옮겨가고 있다. 앞에서 말한 관솔 뿐만 아니라 일반 나무에서도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다. 향후에는 바다의 해조류를 원료로 사용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 디젤을 만드는 기술은 그리 어렵지 않다. 웬만한 규모의 화학회사에서는 의지만 있으면 다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개인도 일반 가정에서는 어렵겠지만 폐식용유 등을 이용하고 간단한 반응 장치만 있으면 연료로 사용할 정도는 어렵지 않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수율이 낮기 때문에 경제성이 문제다. 울산 용연의 한 기업은 팜유를 만들고 난 찌꺼기를 원료로 사용하여 바이오 디젤을 만들어내는 신공법을 개발해 상업화했다. 이 기술은 고온고압에서 팜유 찌꺼기를 원료로 사용하여 바이오 디젤을 만드는 특수한 방법으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조차도 생산공정에 연료로 사용하여 폐기물 제로인 방법이다. 친환경 제품을 환경친화적으로 만드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친환경에너지인 바이오 디젤도 우리나라에서는 울산에서 제일 많이 생산된다. 국내 주요 생산회사 6개중 3개가 울산에 있다. 이 회사들이 국내 생산의 70% 정도를 생산해 낸다.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 울산은 친환경의 길로 가고 있다. 십리대밭 숲이며, 떼까마귀 철새, 태화강의 연어 등이 증표다. 옛말에 길이 없을 때는 내가 가면 길이되고, 뒷 사람이 쫓아오면 신작로가 된다 했다. 울산이 앞서가면 친환경 영남을 만들 수 있고 친환경 대한민국을 만들 수도 있다. 울산시민은 친환경의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울산대 오연천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구성원의 자부심이 뿌리고 희망이다”라고 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울산시민의 자부심이 친환경 미래의 희망인 것이다.

임재봉 울산대 생명과학부 교수 전 SK케미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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