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부 의원이 6일 자유한국당 탈당했다. 그의 탈당시기가 6·13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곧바로 다른 정당으로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아 있겠다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입당이 멀지 않다고 본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도 1석이 절실한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선거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강의원이 탈당을 강행한 이유는 2가지다. 직접적인 원인은 울주군수 후보 선정에 대한 불만이다. 자유한국당 복당과 함께 당협위원장이 되긴 했으나 김두겸 전 당협위원장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리면서 그가 밀던 한동영 전 시의원이 군수후보가 되지 못했다. 현역의원으로서 자존심이 몹시 상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여당으로 옮겨가서 지역발전을 위한 ‘일’을 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이번 탈당을 결심하면서 주위의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현 정권 하에서 뭔 일이라도 하려면 여당으로 들어가지 않고는 안되겠다”는 말을 했다.

스스로 보수라고 인정하는 강 의원이 수차례 자유한국당을 들락거린 것은 어떤 말로도 합리화하기 어렵다. 공식적으로는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지만 탈당을 위한 명분쌓기조차 못된다는 것은 알만한 한 사람은 다 안다. 그저 ‘난데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반응이다. 정치인으로서의 양식이 부족하다는 질타를 들어도 마땅하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은 “울주군 정치는 강 의원 때문에 분열되고 하나가 되지 못해 20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고 비판한 뒤 “강 의원에 대해 영구 제명과 항구적인 복당 금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으로서는 당연한 분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그를 탓할 자격이 있는지 곰곰 따져보고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강의원은 수차례 당적변경에도 불구하고 내리 4선을 했다. 열린우리당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한 그는 18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국회의원이 됐고 20대 총선에선 다시 무소속으로 당선돼 바른정당에 입당했다가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유권자가 뭘 원하는지 자유한국당의 깊은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국책사업의 좌초도 자유한국당의 반성을 요하는 대목이다. 산업기술박물관, 산재모병원, 반구대암각화보존과 맑은물공급 등 지난 정부는 울산공약을 하나도 실현하지 못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원에다, 4선 중진·재선의원이 있고 3선의원 출신의 시장을 두고 있는 울산이다. 보수정권이던 지난 10년 뭘 했는지, 그리고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의원이라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강의원은 이제 무엇을 할는지도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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