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시장이 9일 재선 도전을 선언하고 본격 선거전에 뛰어든다. 오후 2시 기자회견을 갖고 이어 오후 5시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일찌감치 보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울산시장 선거전이 본격화했다. 시장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자유한국당 김기현, 바른미래당 이영희, 민중당 김창현 4명으로 압축되는 가운데 선거판은 송철호·김기현 후보의 치열한 각축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MBC· 코리아리서치센터,4월30일~5월1일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결과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등에 업은 송철호 후보가 김기현 현 시장을 19.6%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지난 4차례 선거에서 져본 적이 없는 김시장이 본격 선거 운동에 나서게 되면 추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가 혈전이 될 것이란 예상은 어렵지 않다.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SNS를 통한 상호비방과 흑색선전 등 여론전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정책선거는 후보와 유권자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 후보들은 울산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울산의 미래를 위한 정책 제시를 통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할 것이다. 김시장은 출마기자회견 장소를 테크노산단 산학융합지구로 정함으로써 재임시절 주력했던 경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23일 준공한 산학융합지구는 산·학 융합을 통해 ‘화학강국’을 실현하겠다는 김시장의 의지가 담긴 곳이다. 다른 후보들도 그동안 기자회견 등으로 각 부문별 공약을 제시해 왔지만 본격 선거전에 돌입한 만큼 차별화된 큰 틀의 시정방향을 새롭게 제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선거의 승패는 사실상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 유권자들의 성숙된 의지가 정책선거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SNS를 타고 날아드는 흑색선전에 현혹돼서도 안 되고 탈·불법선거를 방치해서도 안 된다. 울산은 수십년간 우리나라 산업수도로서 자긍심을 지켜왔으나 이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 시기에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 시장이 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시장 후보들이 내놓는 정책을 꼼꼼하게 비교분석해서 울산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특히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에 예산확보 방안이 들어 있는지,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능한 시장은 유능한 유권자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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