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기관지확장증

▲ 백승숙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외출 자제하고 외출땐 마스크 착용
녹색가래 보이면 기관지확장증 의심
호흡기질환 병력 있으면 진단 필수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으로 인해 호흡기질환 환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미세먼지는 황사보다 작은 10㎛ 이하의 입자로, 크기에 따라 PM10과 PM2.5로 구분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PM 2.5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대부분의 먼지들은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되지만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혈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혈관에 손상을 주어 협심증,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기관지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와 기관지확장증에 대해 백승숙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알아보았다.

◇물을 자주 마셔 미세먼지 배출해야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의 몸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산소 교환이 원활하지 못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이 증가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계절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입원율과 사망률이 증가세를 보이고, 폐암의 발생률도 증가시켜 노약자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나쁨’ 이상인 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양치질이나 구강세정제를 사용해 입안을 깨끗이 헹궈줘야 한다.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는 외출할 때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등 평소 처방받은 치료 약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백승숙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이미 몸으로 들어온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많이 마셔야 한다”며 “미역, 과일,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수은이나 중금속 등의 체내 축적을 막아주며, 해조류 섭취도 몸속에 쌓인 미세먼지의 배출을 도와준다”고 조언했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기관지확장증 악화

기관지확장증이란 기관지의 내경이 어떤 이유로든 늘어난 상태를 말한다. 기도의 염증, 점막 부종, 기관지의 변형 및 폐쇄와 같은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이로 인해 기관지 벽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근육층이 파괴돼 한번 손상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

기관지확장증은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오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기침, 가래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폐렴, 폐결핵, 폐암 등의 폐질환을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기관지확장증도 주요 원인일 수 있다. 당뇨, 고혈압처럼 조기 진단을 통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널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관지확장증의 주요 증상은 평소보다 누웠을 때 기침을 더 심하게 한다거나 기침 시 진한 녹색 또는 노란색의 가래가 나온다. 때에 따라 기침할 때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고, 호흡 시에 색색거리는 소리가 나고 숨이 가쁜 것이 특징이다.

백 전문의는 “기관지확장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염으로 폐결핵, 인플루엔자바이러스(독감)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백일해나 홍역을 앓고 난 후 발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며 “또한 세균성 폐렴에 대해 적절한 항생제 투여를 받지 못했거나 치료가 지연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흉부 엑스레이는 기관지확장증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로 필수적이지만,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정상 소견에 가깝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컴퓨터 전산화 단층촬영(CT), 특히 고해상도 CT(HRCT)가 기도확장 여부를 평가하는 데 탁월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치료 방법으로는 흉부물리요법, 항생제, 기관지 확장제와 거담제 등의 약물 요법, 산소요법 및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증상이나 병의 중증도에 따라 의사로부터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은 필수이며 적절한 수분 섭취 및 인플루엔자,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 접종도 권장된다.

백 전문의는 “기관지확장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공기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집에서도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갑작스런 온도변화는 피해야 한다”며 “기침, 가래가 오래 지속되거나 피 섞인 가래가 동반되고, 특히 이전에 호흡기질환을 앓은 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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