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노력의 산물인 건축물
울산시립도서관·시립미술관등
울산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길 기대

▲ 손진락 전 대한건축사협회 울산광역시회장

과거 향수로 가득한 여행지의 그 아름다운 도시가 문득 떠오른다면 일상을 벗어나 당장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은 아마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이상(理想)이 아닐까? 하지만 그런 곳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일 것이다. 요즘 모든 도시들은 무질서한 개발에 따른 건축물과 옥외광고물이 난립하고 있어 도시 공유자산으로서의 특성과 개성적이며 매력적인 도시의 상징적 이미지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도시의 쾌적함과 안전성은 물론 인간이 도시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심을 잃어버리게 만들고 오롯이 도시의 가치를 경제성에만 치우치게 하였다. 어떤 도시가 아름다움을 갖는 상징적인 이미지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사람, 자연환경, 건축물 등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아름다운 도시를 추억하면서 그 도시의 상징적인 건축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도시에서의 건축물이 가지는 중요성과 비중이 크다. 어느 한 도시에서 특별한 건축물이 건축돼 그 국가의 품격이 높아진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도시의 건축물이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등일 것이다. 이를테면 서울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같은 건축물이 많아져 우리나라의 각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적 이미지가 되는 것은 필자의 오랜 바램이다. 물론 이러한 도시의 건축물 건립 배경에는 많은 논란과 분쟁도 존재하지만 그러한 역경을 딛고 존재함으로써 도시를 살리고 지속적으로 사람들과 공존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 만국박람회(EXPO)에 세워진 에펠탑(1991년 세계문화유산 등재)은 미학적, 건축적 측면에서 흉물스럽다고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박람회를 마치고 정부에서 철거하려다 에펠이 탑에 안테나를 설치하도록 해 재탄생, 오늘의 프랑스 파리의 관광수입의 3분의1을 차지하는 파리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기념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아이러니한 탄생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국제현상설계 공모에서 심사위원장이 늦게 도착해 탈락으로 분류되었던 작품을 당선시킨(비하인드 스토리) 작품이며, 1957년 건축이 결정될시 총 700만 달러의 비용으로 1963년까지 완공 예정이었으나 실제 건축비 투입은 애초 예상한 건축비의 15배가 들어간 1억200만 달러였고 공사기간도 10년이나 길어졌다. 하지만 설계한지 37년 만에 프리츠커 상(Pritzker Architectural Prize) 수상자가 되고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선정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으며 매년 500만명이 찾고 관광수입이 4000억원이 넘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만들어졌다. 또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7년의 공사기간에 당초 공사비에서 1400% 초과해 건축비용이 발생했지만 한해 100만명이 찾고 관광객이 소비한 돈이 약 3조원이 된다고 한다. 이제 세계적인 문화 관광도시로 180도 변하여 버려진 도시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도시로 바뀌어 ‘빌바오 효과’라는 용어도 있을 정도다.

선진국의 유명한 도시들은 시민, 행정, 기업 등의 엄청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또한 유지되고 있다. 도시는 우연히 만들어지는 산물이 아닌 그 도시를 구성하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노력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리고 행정은 도시마다 경관과 관련된 법을 만들어 도시를 컨트롤하여 건물의 형태, 색채로 인한 도시의 이미지가 상징화되도록 하고 있으며 또한 기업은 도시의 발전을 이루는 건축물의 건립을 위한 투자로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고 더불어 기업의 가치까지 올리고 있다.

최근 울산에서도 도시의 상징적 이미지를 가지는 건축물이 건축되었으며 또한 건축 중에 있는데 북구 매곡도서관이나 최근 완공된 울산시립도서관 그리고 건축 중에 있는 울산시립미술관 등이 울산을 아름답게 하는 건축물이라 할 수 있겠다.

호주의 수도인 캔버라는 몰라도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듯이 울산이 대한민국의 산업 도시의 이미지 넘어 도시의 상징적 이미지를 가지는 건축물로 인해 세계에서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필자는 기대해 본다.

손진락 전 대한건축사협회 울산광역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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