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부터 김홍도·장승업 그림까지

▲ 단원 김홍도의 ‘까치’

올 상반기에 유물 131점 구입
희소성 높은 윤동주 유고시집
외솔과 인연 깊어 특히 주목
일제강점기 지역 경제 유추
금융조합자료·채권등도 포함

울산을 대표하는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와 인연이 깊은 시인 윤동주의 시집 초간본 등 귀중한 유물들이 울산시민의 품에 안겼다.

울산박물관(관장 신광섭)은 시민들의 전시만족도 증진과 전시주제의 내용을 다양화하기 위해 올 상반기 총 13건 131점의 유물을 구입했다고 10일 밝혔다. 울산박물관이 공개구입과 경매 등을 통해 구입한 대표 유물에는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 단원 김홍도의 ‘까치’, 연담 김명국의 ‘습득도’, 오원 장승업의 ‘고사인물도’ 등이 포함됐다.

▲ 오원 장승업의 ‘고사인물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1917~1945)의 사후 유고시집으로, 현재 우리나라에 몇 권 남지 않은 1948년 정음사 발간 초간본이다. 시집에는 총 3부 30편의 시가 수록돼 있으며, 일제강점기 윤동주가 겪었던 조국의 상실감과 애환이 담겨있다. 특히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재학 당시 외솔 최현배 선생과 사제지간으로, 울산박물관은 추후 관련 전시를 통해 윤동주의 시집을 활용할 계획이다.

단원 김홍도(1745~1806)의 ‘까치’는 나뭇가지 위에서 한쪽을 응시하는 까치 그림이다. 대각선 방향으로 뻗어내린 나뭇가지 위에 농담의 변화 및 여백을 통한 까치의 모습을 담아냈다. 봄을 알리는 까치와 나뭇가지의 연초록색 새순에서 싱그러운 봄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습득도’는 연담 김명국이 조선통신사 시절 일본에 가서 남긴 그림이다. 한산과 습득을 그린 두폭 중 한폭일 것으로 추정된다. 거칠면서도 활달한 붓놀림, 휙 내리그은 묵선의 속도감 등 연담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17세기 작품이다. 한산과 습득은 중국 당나라 때 선승(禪僧)으로 기이한 행적을 통해 문수·보현보살의 현신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 윤동주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

오원 장승업(1843~1897)의 ‘고사인물도’는 섬세한 필치와 화려한 채색이 돋보이는 오원의 전·중반기 작품이다. 특히 세밀한 필치로 그려낸 수염은 세부표현의 백미로 꼽힌다.

‘백자청화 모란당초문 합’은 백자 위에 청화안료로 모란당초문을 그린 대형 합이다. 19세기 광주 분원리 관요(官窯) 제작품으로, 우유 빛깔의 바탕 위에 청명한 청화안료 발색이 돋보이는 유물이다.

▲ 백자청화 모란당초문 합

이와 함께 울산 방어진 한 가정에서 수집된 일괄자료에는 일제강점기부터 1950년대까지 모은 방어진 관련 금융조합 자료와 각종 채권 등이 포함됐다. 이 자료는 일제강점기 울산에 소재한 가정집의 경제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신광섭 관장은 “2018년도 유물구입으로 울산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전시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울산 지역사 관련 자료뿐만 아니라 명품 유물을 지속적으로 확보하여 보다 수준 높은 전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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