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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기획특집동네산꾼 진희영의 영남알프스 속으로
[동네산꾼 진희영의 영남알프스 속으로]곳곳에 유물·유적…신라천년의 역사 담은 노천박물관24(끝). 경주 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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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0  21: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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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불암(七佛庵)

고위산·금오산 두 축으로
동서 4㎞는 산세 급하며 유산 적고
남북 10㎞는 완만한 지역에 많은 유산 간직

통일전-서출지-무량사-칠불암 1시간여 코스
칠불암, 걸어서만 오를 수 있는 암자
부처의 ‘고행의 길’ 실감케해

인근 절벽에 신선암 보살반가상
구름 위에 앉아 설법하는듯
통일신라 불교미술의 美 느낄수 있어


경주 남산(南山)은 금오산(金鰲山)으로도 불린다. 이 산은 신라천년을 통해 가장 신성시되었던 산으로 수많은 전설과 불상들이 산재해 있고 유물과 유적들도 많이 남아 있다. ‘남산에 오르지 않고는 경주를 보았다고 말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남산은 신라인들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남산은 주봉인 고위산과 금오산 두 축을 기준으로 동서로 4㎞, 남북으로 10㎞를 형성하고 있다. 산꾼들 사이에는 남산을 동·남산과 서·남산으로 구분해서 부른다. 동·남산은 대체로 산세가 급하고 문화유산이 적은 반면에 서·남산은 대체로 완만한 지형에다 동·남산에 비해 많은 유산들을 간직하고 있다.

이번 산행은 경주남산의 최고봉 고위산과 금오산 기슭에 자리한 국보 제312호 칠불암을 한 바퀴 돌아보는 코스를 소개한다. 이곳은 봄철이면 진달래, 철쭉꽃, 산 벚꽃이 온 산을 물들이고 솔향기가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곳이다. 찾아가 보았지만 다시 가보고 싶고, 올라가 보았지만 다시 오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곳이기도 하다.

먼저 경주 동쪽 통일전 주차장에 도착해서 대형 산행안내도를 보고 칠불암 가는 방향으로 길을 따라간다. 가지고 온 차가 있다면 마을안쪽으로 들어가 남리마을 공용 주차장에 주차를 하여도 된다. 주차장을 지나면 서출지(書出池)라는 저수지가 있다. 서출지는 신라 소지왕(炤知王)이 쥐의 말을 듣고 까마귀를 따라서 저수지에 도착하자 저수지에서 한 노인이 나타나서 건네준 편지 한통덕분에 소지왕의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는 곳이다. 서출지를 지나면 무량사라는 절이 보인다. 이곳을 지나 3~4분쯤 포장된 길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남산마을 회관 앞 갈림길에서 금오봉으로 향하는 사거리 갈림길에 도착한다. 다시 남산마을 회관 앞 사거리에서 5분 정도 직진하다가 삼거리길에서 칠불암으로 가는 이정표를 따라 남산동 공용주차장을 지나 직진하면 오른쪽으로 남산사(卍)가 보인다. 조금 뒤 석탑 2기와 석재들이 남아있는 염불사지에 도착하면 칠불암 2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등산로 왼쪽은 봉화능선에서 발원한 맑은 냇물은 금방이라도 물속으로 풍덩 뛰어 들고 싶을 정도로 강한 충동을 느끼게 하고 물소리조차 한없이 정겹다. 또한 칠불암으로 오르고 내려오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물을 만난 고기마냥 등산객들이나 불자들의 발걸음 역시 가볍게 보인다. 초입부터 진한 솔향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고, 군데군데 피어 나가시작한 아카시아, 이팝나무 꽃향기도 바람에 날려 온다. 계곡을 건너는 징검다리역시 아담하고 자연그대로 조성되어 칠불암으로 오르는 정겨움을 더하는 것처럼 보인다.

칠불암은 누구든지 등산로 초입에서부터 오로지 두발로 걸어서만 오를 수 있는 암자이다. ‘절에 오르는 고행의 길이 산에 오르는 길이요. 산에 오르는 고행의 길이 절에 오르는 길이다’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다. 40여분 간 몇 개의 징검다리와 돌계단을 건너고 오르다보면 대안당(大安堂)건물과 약수터가 있는 이정표가 나온다. 대안당 조금 못 미치는 지점 왼쪽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 한사발을 들이키고, 물병의 물도 보충한 뒤 대안당을 향해 올라선다. 대안당 마루에서 잠시 휴식을 가져도 좋다. 대안당에서 대나무 숲 사이를 지나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칠불암 절 마당이다. 통일전 주차장에서 서출지와 무량사와 염불사지를 거쳐 이곳 칠불암까지는 1시간15분 정도 걸린다.

칠불암은 바위면에는 일곱 개의 부처상이 새겨져 있다. 즉 뒤쪽에 삼존불과 앞쪽의 사면 불 그래서 칠불암이라 부른다. 절벽평면에 삼존불을 새기고 그 앞 4면에 부처를 양각한 사방불이다. 암벽에 새겨진 7기의 돌부처들은 천년을 넘는 긴 세월동안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은 근엄하고 엄숙한 모습을 띠고 있는 듯 보였다. 삼존불의 가운데 있는 본존불은 앉아 있는 모습이 미소가 가득담긴 양감 있는 얼굴과 풍만하고 당당한 자세를 통해 자비로운 부처님의 힘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한참의 휴식을 가진 뒤 오른쪽으로 고위산과 금오산으로 오르는 길을 따른다. 나무로 되어있는 갑판계단을 조심스럽게 오르면 동·남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멀리는 동쪽 토함산에서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삼태지맥과 포항 방면으로 이어지는 호미지맥이 한눈에 들어오고, 아름다운 남산과 배반들녁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바람골, 봉화골, 홍내골 의 보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 진희영 산악인·<영남알프스견문록> 저자

이곳에서 왼쪽 60여m 지점에 보물 199호인 신선암 보살반가상이 있다.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은 칠불암 위 절벽 면에 새겨져 있어 마치 구름 위에 앉아 있는 듯이 보인다. 머리에 삼면보관(三面寶冠)을 쓰고 있어서 보살상임을 알 수 있다. 얼굴은 풍만하고 오른손에 꽃가지를 들고 왼손은 가슴까지 들어 올려서 설법하는 모양을 표현하고 있다. 불상의 높이는 1.4m정도이며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후반의 작품으로 보인다. 구름 위의 세계에서 동·남쪽을 바라보며 중생을 살펴보고 있는 듯 한 마애보살반가상 앞에 서서 간단한 예를 올린 뒤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나와 봉화대 능선 갈림길에 올라선다.

이곳에서는 여러 방향으로 산행을 이어갈 수도 있고, 원점산행도 가능하다. 오른쪽으로는 삼화령과 금오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이고 왼쪽은 고위봉과 봉화대 능선, 백운재로 이어지는 곳으로 어느 곳을 택하여도 산행의 어려움은 별로 없다. 진희영 산악인·<영남알프스견문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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