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향교 ‘향교스테이’도 운영
성인을 스승으로 받드는 의식

▲ 신정준 울산향교서당 한문강사

울산향교는 조선 초기에 구교동에 설립됐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1652년에 이곳에 건립해 지금부터 366년이 됐다. 향교의 건물배치는 전학후묘(前學後廟)로 앞 건물은 교육 공간인 명륜당과, 뒤에는 제향공간인 대성전과, 학생들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있다. 명륜당 앞으로는 2층 누각인 청원루와 그 외 여러 부속 건물이 있으며 울산광역시 유형문화재 7호로 지정돼있다.

개인적으로는 향교를 출입한지가 20년에 가깝다. 그때나 지금이나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울산향교는 조선시대 한 고을 한 향교 원칙에 의한 향청의 지방교육기관으로 설립돼 현재까지 그 맥이 이어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한 안자·증자·자사·맹자 다섯 분의 성인과 송의 정호와 주자, 우리나라 18현을 포함해 25위를 모시고 춘추에 석전을 봉행한다.

석전은 모든 유교적 제사 의식의 전범(典範)이며, 가장 규모가 큰 제사다. 이 때문에 석전을 가장 큰 제사라는 의미로 석전대제(釋奠大祭)라고 부르기도 하며,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됐다. 성균관의 석전대제는 중국이나 일본에도 남아있지 않는 옛 악기와 제기를 보유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고전 음악인 문묘제례악과 팔일무, 제관이 입는 전통적인 의상과 고전적 의식 절차가 모두 화려하고 장중해 종합 예술적 가치가 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그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향교의 기능은 크게는 문묘봉심(文廟奉審)과 강학운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문묘봉심은 일반적인 제례의례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 대성전에 성인과 선현들의 신위를 봉안(奉安)한 목적은 강학을 위해 성인을 스승으로 받드는 의식이다. 향교에서 공부하는 유생들의 대표로 선출된 장의(掌議)들이 소임이었다. 지금은 지방의 각 문회(門會)에서 위촉 또는 선발된 장의(掌議)들이 각 향교의 임원이 돼 지역유림들과 함께 봉심하고 있다. 이외에 각종 행사는 한문교실인 서당과 서예교실, 인성교육, 전통혼례, 전통문화교실, 명륜교실 등은 강학분야로 운영되고 있다.

향교는 옛날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과는 맞지 않다는 것이 사회적 인식이다. 현재 학교공교육이 무너졌다는 것도 교사를 비롯한 학생, 학부모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옛부터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시행하던 가정교육도 옛날처럼 철저하게 이루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시대가 변해 교육의 방법과 환경·교재는 달라진 부분이 있지만 교육의 바탕은 변화가 없다. 그 목표는 올바른 인간적 품성을 기르는 것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적 기반과 지혜를 스스로 터득하게 하는 것이다.

성균관과 지역향교는 도덕사회 구현과 유교문화 저변 확대를 위하여 향교스테이를 벌이고 있다. 울산향교에서도 올해부터 향교스테이를 시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1일, 1박, 1박2일 체험형으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각자의 조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단체 또는 가족·개인별 입소해 숙식을 하면서 다양한 우리 전통문화와 정신문화, 선비와 유림의 활동에 대한 체험을 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기성찰을 통해 인성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자각하게 한다.

지자체마다 평생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은 여러 곳에 있다. 시민들에게 한 번쯤 여유로운 울산향교 명륜당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인성을 느껴보는 기회를 가질 것을 권유하고 싶다.

공자의 인문정신은 어렵고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사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도덕사회 구현이라는 보편적 목표를 지향하는 것이다.

신정준 울산향교서당 한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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