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S-Nikko동제련

▲ LS니꼬동제련 온산제련소에서 동광석을 녹여 동판인 ‘정제조동’을 생산하는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높은 기술력으로 동 부산물서 귀금속 회수율도 높아
연간 금 생산량 60t 국내최대…영국 LBMA에 등록
작년 매출 7조원 수출액 3조원 기록…울산 수출 효자

울산은 조선·자동차,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제조업 강점을 가진 국내 최대의 산업도시다. 지역산업을 선도하는 주력 기업들은 부단한 R&D를 통해 기술력과 가격·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본보는 울산에 본사나 사업장을 둔 지역 기업 가운데 우수한 경쟁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세계 속의 일류기업을 만나본다.

◇순도 99.99%…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 동(銅)제련

지난 10일 찾은 울산 온산국가산업공단 내 LS-Nikko동제련 온산제련소. 제련1공장에선 동광석을 녹인 1250℃의 구리물을 틀에 부어 가로·세로 1m, 순도 95.99%의 동판인 정제조동을 생산하는 공정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빈 틀에는 엄청난 열기의 벌건 구리물이 쉴새없이 부어졌고, 냉각과정을 거친 정제조동을 빼내고, 빈틀에 구리물이 채워지는 공정이 쉼없이 반복됐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씨였지만, 제련소 안은 구리물이 뿜어내는 열기로 잠시만 서 있어도 땀방울이 떨어질 정도였다. 이렇게 제련과정을 거친 정제조동은 3주간 황산용액이 담긴 수조에서 전기분해를 하는 ‘전련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완제품인 순도 99.99%의 전기동이 된다.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채취해 수입된 동광석은 울산항에서 제련소까지 2㎞ 구간을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운반돼 LS-Nikko동제련 1공장과 2공장에서 산소로 녹여, 동을 비롯한 비철금속으로 거듭난다. LS-Nikko동제련은 연간 전기동(순도 99.99%의 동판) 생산량이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의 비철금속소재기업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꾸준한 기술개발·40년 노하우

세계 최고 품질의 금 생산

LS-Nikko동제련이 글로벌 경쟁력 갖춘 제품은 단연 순도 99.99%의 전기동이다. 전세계 연간 전기동 수요량은 2900만여t. LS-Nikko동제련은 이 중 64만2000t을 생산, 생산량으로는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 규모다. 또한 국내 전체 전기동 생산량의 97%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동제련분야의 경쟁력은 광석에서 표적 비철금속인 고순도의 동을 생산하고, 나머지 부산물에서 귀금속과 희귀금속을 얼마나 많이 가려낼 수 있는냐에 따라 달라진다. LS-Nikko동제련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40년간의 전기동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광석에서 동(銅)과 황산 등 화성연료와 귀금속·희귀금속 등을 채취하는 비율인 채취율이 연간 전기동 생산량이 1100만t에 달하는 중국보다 높다. 또한 전기동 가공 과정에서 손실되는 원료를 줄이기 위해 기술을 개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동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은 귀금속인 금과 은을 비롯한 귀금속과 비료와 반도체 세척 등에 이용되는 황산과 백금, 팔라듐, 셀레늄 등 11가지의 희소금속으로 탄생한다. LS-Nikko동제련은 연간 60t 정도의 금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금 생산업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런던금시장연합회(LBMA)에 등록돼 세계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아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금 한돈(3.75g)은 4t 가량의 광석을 녹여, 제련과 전련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김영훈(사진) 제련소장은 “LS니꼬동제련은 연간 170만t의 동광석을 수입, 전기동과 희귀금속을 생산하는 비철금속소재기업이다”면서 “울산에 본사를 두고, 지난해 기준 매출액 7조 2346억원, 수출액 3조1700억원을 달성해 울산지역 세수 확보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 김영훈(사진) 제련소장

LS-Nikko동제련은
1936년 장항제련소에서 출발
1997년 IMF때 금모으기 운동
온산제련소 가공, 외화벌이도

LS-Nikko동제련은 지난 1936년 장항제련소의 용광로에 불씨가 붙으며 시작됐다. 1962년 한국광업제련공사 발족으로 설비 증설과 보완이 이뤄졌고, 1971년 한국광업제련주식회사로의 민영화를 거쳐 1979년 연간 생산량 8만t의 온산동제련소가 세워졌다. 이후 온산동제련소는 한국광업제련과 합병, 합작법인 LG-Kikko동제련 주식회사 출범, LS그룹 편입으로 지금의 ‘LS-Nikko동제련’이라는 사명을 갖게 됐다.

83년의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LS-Nikko동제련은 우리 경제의 아픈 역사도 함께 했다. 지난 1997년 국제금융위기(IMF) 당시 온 국민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동참했던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모인 금은 LS-Nikko동제련 온산제련소에서 가공돼 세계 시장에 수출, 외화벌이에 보탬이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故 구자명 회장은 지난 2013년 전세계 동산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올해의 카퍼맨상’을 수상했다. 2014년부터는 칠레의 국영기업인 코델코(CODELCO)와 합작, 귀금속 생산기업인 PRM을 설립했다. 양사간 합작으로 LS-Nikko동제련은 회수작업을 주도, 코델코의 제련소에서 발생하는 침전물을 활용 매년 금 5t, 은 540t, 셀레늄 200t 가량이 생산될 예정이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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