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성부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봉사단장
Well aging active senior

▲ 울산청춘미디어봉사단장을 맡고 있는 박성부(61)씨는 카메라 촬영과 편집 등 미디어 활동으로 색다른 노후활동을 보내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촬영기법·편집배워 영상제작
근교 성곽 촬영 유튜브 올려
드론촬영기법 배우기도 도전
즐기며 사는 액티브시니어엔
웰에이징 삶은 따라오기 마련

불로불사하는 황제가 돼 영원히 제국을 통치하겠다며 ‘불로초’를 찾아나섰다가 만 49세의 나이로 사망한 진시황. 그가 꿈꿔왔던 ‘불로장생’은 그저 ‘꿈’이었을 뿐 영원히 늙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생명과학 분야의 급속한 발전으로 진시황이 바랬던 불로불사까지는 아니지만, 기대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등 ‘100세시대’가 열린 것만은 분명하다. 올해 한국에서 태어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살 수 있는 기대수명은 각각 79세와 85세. 기대수명은 특정 시점에 태어난 아기들이 별다른 사고 없이 삶을 마칠 때까지를 예측한 기간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기대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제는 ‘어떻게 잘 늙어가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본보는 창간 29주년 기획으로 울산의 ‘액티브 시니어’들을 찾아 만나보고 이들이 ‘어떻게 노후를 잘 보내고 있는지’를 연속 보도한다.

◇울산도 고령화…잘 늙는 것이 중요한 시대

울산은 지난 2011년 고령화사회에 돌입했고, 지난해 기준 울산의 고령자 인구는 11만2000여명으로 약 9.6%에 달한다. 울산이 2023년에는 고령사회, 2029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통계청의 추정도 있다. 특히 2037년에는 32만1000여명(27.5%)이 고령자에 포함되는 등 울산은 매우 빨리 늙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분명한 건 울산도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잘 늙는 것이 그만큼 중요해진 시대다. 그러면서 등장한 개념이 웰 에이징(Well aging) 혹은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이다. 노화를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게 잘 늙자는 의미다. 이런 중심에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들이 있다.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소비 생활과 여가를 즐기는 50~60대, 실제로는 젊게 사는 70~80대까지를 모두 일컫는다.

이들은 외모와 건강관리 등에 관심이 많아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며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데도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실버세대(55세 이상을 이르는 말)와는 차이가 있다. 액티브 시니어가 되면, 웰 에이징은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행복한 노년, 배움에는 끝이 없다

지난 2016년 1월, 32년 6개월을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고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있는 박성부(61·사진)씨.

그에게 회사를 그만둔 이후 2년여는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최근 박씨는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청춘미디어봉사단에서 단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씨는 “회사 다닐때는 전혀 몰랐는데, 나오고 보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만 찾아보면 무료 강의라던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더라”며 “회사에서 나온 뒤 2년은 회사를 다닐때보다 더 바빴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재는 미디어봉사단에서 카메라로 직접 촬영을 하고 영상 편집까지 해서 다큐멘터리 영상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 카메라 다루는 법, 영상 촬영 기법, 동영상 편집 방법 등 차례대로 교육을 받았다. 받고 나서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일이 잦다. 복습은 필수”라며 웃었다.

박 단장은 현재 울산의 흔적들을 찾아 영상으로 남기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과거 적들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쌓아올린 울산지역 성곽들을 둘러보며 미디어로 과거와 오늘날을 기록해서 미래로 연결시켜주는, 그에게는 막중한 일이다.

그는 “사실 이쪽 분야는 올해 처음 활동을 한다. 정확한 주제는 울산 근교에 있는 성곽(울산왜성, 병영성, 언양읍성 등)을 영상으로 남기는 일이다. 울산 근교에만 성곽이 열개가 넘는데 대다수 시민들은 성곽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며 “이번에 우리가 울산 근교에 있는 성곽을 중심으로 동영상을 만들어서 울산시민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이 직접 제작·편집한 영상 ‘학성산을 말하다’는 유튜브(youtube)를 통해서 시청이 가능하며 현재 방송사를 통해서도 전파를 타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진짜 생소했는데 배우다 보니 점점 흥미가 느껴졌다. 직접 만든 영상이 텔레비전에도 방영되고 하다 보니 신기했다”면서도 “교육을 받고 나서도 2~3개월 지나면 편집과정 등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교육을 세 번이나 받았다. 혼자서 편집하라고 하면 완벽하게 할 자신은 없다. 다시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의욕을 보였다.

 

◇디지털 에이징, 삶에 변화 가져오다

이런 식으로 배움에 두려움을 갖지 않다 보니 그의 삶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나가면서도 흥미가 생기는 아이템이면 촬영해서 알린다거나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최근 그의 큰 관심사는 ‘드론 촬영기법 배우기’와 ‘개인 소유 카메라 갖기’다.

박 단장은 생소한 분야에서 배움에 적극적으로 나서보니 삶에 큰 변화도 생기고 있다.

그는 “회사 다닐 때 못해봤던 것들,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일들을 많이 접하고 있다”며 “아직도 영상이나 카메라 분야에서는 생소한 것들이 많다. 배울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특히 그는 “요즘에는 드론으로 촬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학성산을 말하다’는 세 번째 작품인데 성곽을 촬영할 때는 드론 촬영기법이 훨씬 낫더라”면서 “한 번 배워봤는데, 이걸 좀 더 집중적으로 배우면 나중에 촬영할 때도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은퇴는 했지만 여전히 세상은 배울 것들 투성이다. 드론 교육도 받으면서 아무데서나 띄울 수 없다는 것도 알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에서 편집까지 원 스텝으로 가능하다는 사실도 알았다”며 “배움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못 배운다. 아직까지도 할 게 너무 많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 멋진 노후를 맞는 방법은 알고 보면 셀 수 없이 많다”고 조언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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