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중학교까지 무상급식 확대 실시-학교급식 현장을 가다

▲ 울산시 북구 천곡중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점심을 먹고 있다. 이 학교는 시교육청의 맛 품평회에서 우수학교로 선정된 곳이다. 이창균기자

건강식에 분식도 고루 섞어
학생들 만족도 높이려 노력
지자체 예산분담비율 확대에
시차원 급식지원센터도 절실

울산지역은 지난해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에 이어 올해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했다. 전국에서도 무상급식 시행이 늦은 편에 속하지만 무상급식을 계기로 울산지역 학교급식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학생들의 급식현장을 찾아 급식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급식의 질 향상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본다.

지난 8일 울산시 북구 천곡중학교. 이 학교는 시교육청이 전반적인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맛 품평회에서 우수학교로 선정된 곳이다. 이날은 분식데이날로 김밥, 짬뽕라면, 순대떡볶이, 수제김말이튀김 등이 점심으로 나왔다. 이 학교는 분식데이 뿐만 아니라 중식, 양식데이 등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입맛을 고려하고 있다. 이 학교는 냉동 완제품이 아닌 수제로 김말이튀김을 만드는 것을 비롯해 김치, 피클, 단무지, 무쌈 등을 직접 만들고 있다. 조리종사자들의 노동강도는 세지지만 급식 단가도 낮출 수 있고 급식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인선 영양교사는 “당류와 나트륨 저감을 비롯해 학생들의 균형잡힌 식단을 위해 건강식으로 식단을 차리고 있지만 건강식만을 고집하면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어 고민이 많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학부모 모니터링 등을 통해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완제품이 아닌 수제품으로 급식을 준비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천곡중의 급식 노하우를 다른 학교에 전파하기 위해 다른 학교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벌이고 있다.

학교 급식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이처럼 학교자체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지자체의 예산 지원도 절실하다. 울산지역은 올해 초등학생 6만7283명, 중학생 3만1952명이 무상급식의 혜택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는 340억원, 중학교는 19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초등학교는 교육청이 86.4%를 지자체가 13.6%를 분담하고, 중학교는 교육청이 60%를 지자체가 40%를 지원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기초지자체의 예산분담비율도 각각 다르다. 중구가 2억원, 동구가 3억5000만원, 북구가 8억1000만원, 남구가 11억원, 울주군이 11억6000만원 등이다. 학교수나 학생수를 감안하더라도 지자체별로 지원 금액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상급식 이외에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친환경식품비도 지자체별로 다르다. 5개 구·군 중에서 남구만 유일하게 고등학교에 대한 친환경식품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북구의 경우 모든 초·중·고교에 친환경식품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예산 금액도 14억여원으로 5개 구·군 중에서 가장 많다.

친환경 식재료 등을 공급하는 거점 급식지원센터도 울산에서는 북구와 동구에만 설치돼 있다. 지자체 장의 의지만 있다면 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해 학생들에게 친환경의 식재료를 공동 구매 등을 통해 구입해 급식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또 5개 구·군을 아우를 수 있는 울산시 차원의 급식지원센터도 절실하다.

이외에도 무상급식 예산의 지자체 분담비율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전국 초·중학교의 무상급식 분담비율은 교육청과 지자체가 평균 6대4이지만, 울산은 7대3 비율이다. 식품비의 경우 17개 광역시도 중 학부모 부담비율은 경북이 60.2%로 가장 크고 울산은 38.9%로 다섯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학교급식 식품비의 학부모 부담이 큰 울산지역은 지자체가 전국 평균에 비해 상당히 낮은 부담을 지고 있다.

지자체의 분담비율을 확대해 교육청의 예산을 교육관련 예산에 투입하고 고교 무상급식 확대예산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울산은 무상급식 시행시기가 다른 지역보다 늦지만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계기로 노후 급식시설에 대한 현대화 사업과 급식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 간 학부모 부담의 격차를 줄이고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