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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하지태왕기
[연재소설:하지 태왕기-대가야 제국의 부활(225)]제12부 장수왕과 하지왕(5)글 김하기 / 그림 이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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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7  2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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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이상열

태왕은 구투야에게 물었다.

“그 청이 무엇이냐?”

구투야는 하지왕이 책봉이야기를 망설이고 있는 사이 마음을 바꿨다. 만약 자신이 먼저 책봉 얘기를 꺼내고 그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그때 태왕을 사설도로 척살하기로 결심했다.

“저의 청은 폐하로부터 하지대왕을 대가야의 왕으로 책봉받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그 대사를 위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 가야제국은 폐하의 통치 아래 있지만 대가야는 신라의 탐욕과 박지 집사의 간특한 궤계로 신라의 통치 하에 있습니다. 석달곤과 박지는 하지대왕의 보위를 빼앗고, 박지의 아들 구야를 허수아비 왕으로 삼고 대가야를 노략질하고 있습니다. 폐하께서 하지대왕을 대가야의 적통 왕으로 책봉해주시지 않으면 가야제국 전체가 신라의 수중에 떨어질 것이옵니다.”

곁에서 지켜보던 장화왕후가 구투야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앙칼지게 소리쳤다.

“무엄하다! 네 놈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함부로 입을 놀리느냐? 폐하께서는 이미 구야를 대가야의 왕으로 책봉하셨는데 거지같은 꺽감을 대왕으로 부르며 허튼 소리를 떠벌이느냐.”

왕후가 몸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 떨고 있다는 것이 머리에 꽂은 떨잠의 흔들림으로 알 수 있었다.

후의 말을 듣는 순간 분노한 구투야의 손이 순식간에 가슴에 품은 칼 사설도로 움직였다.

‘내가 너희들에게 하지왕의 왕위를 구걸할까보냐. 광개토와 왕후, 이 두 연놈을 찔러 죽여 가문과 나라의 원수를 갚고, 무력으로 가야를 회복하리라.’

구토야가 비수인 사설도에 손을 넣고 껴내려는 순간 태왕이 말했다.

“왕후, 그렇게 나서지 말라 일렀거늘 왜 또 나서는 거요? 이제 그만하고 나를 편하게 눈 감게 해주오.”

이어 태왕은 하지왕과 구투야를 보며 말했다.

“아들아, 내가 들어보니 너는 명림원지라는 훌륭한 책사와 충성스럽고 용먕한 호위무사를 두었구만.”

한 눈에 인재를 알아보는 태왕은 건강한 젊은 시절 같으면 신통력을 가진 명림원지를 책사로 불러들이고 이런 분위기에도 주눅이 들지 않고 주군을 위해 당당히 말하는 구투야를 장군이나 호위무사로 삼았을 것이다.

태왕은 하지왕을 보며 말했다.

“꺽감아, 잘 왔다. 나에게 거련 외에 여섯 왕자가 있고, 열국이 넘는 고구려의 속국과 신국의 왕들이 있다. 그 중에 누가 나의 병을 알고 찾아와 문병을 했는가. 네가 알고 이 자리를 지켜주니 고맙구나. 그리고 죽기 전에 너에게 꼭 할 말이 있었다.”

태왕은 회한의 눈을 들어 하지왕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내가 네 아버지 회령왕을 죽이고, 네 어머니를 빼앗아 소후로 삼은 것은 나의 잘못이고 어리석음이었다. 죽기 전에 네 앞에서 용서를 구하고 싶다.”

태왕이 한 뜻밖의 말에 하지왕과 구투야를 비롯해 침전 안에 있는 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적만이 침전을 감돌고 있었다.

   
 

우리말 어원연구

싶다. 【S】sipudha(시푸다), 【E】desire. ‘siphara’(시파라)는 ‘원하다’ ‘want’의 뜻이다.

(본보 소설삽화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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