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구간 집중된 노선·배치
각종 장치 부실 제구실 못해
장애인들 “불편한 상황 반복”

▲ 양산지역 저상버스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 김모씨가 저상버스 탑승을 준비하고 있다.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자체마다 도입한 저상버스가 제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양산시의 경우 2010년 이전에 저상버스 25대를 도입한 후 2011년 12대, 2012년 4대, 2013년 2대, 2017년 2대를 추가했다. 전동휠체어 이용이 늘어나기 전 도입한 버스가 대부분이다.

현재 양산지역 전체 41개 노선 가운데 13개 노선에 저상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예비와 직행버스를 제외한 전체 운행버스 149대 가운데 저상버스는 45대다. 비율로 따지면 30% 가까운 수치지만 특정 구간에 집중된 노선과 배치 탓에 여전히 저상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저상버스 리프트 고장이 잦은 데다 높은 인도 턱에 맞추기도 어려워 버스 기사들이 장애인 승차를 꺼리고 있어 저상버스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류장 역시 말썽이다. 부스가 설치된 정류장은 인도와 차도 사이 간격이 좁아 휠체어가 지날 수 없기 때문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이 편히 쉬어가는 의자 역시 장애물일 뿐이다. 정류장을 지나 버스를 세운 기사는 인도 턱과 리프트 높이를 맞추려고 몇 번이나 작동을 반복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또 장애인이 이용하는 전동휠체어의 크기와 무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상황도 저상버스가 제 구실을 못하는 이유로 지적된다. 정부 보조 사업으로 전동휠체어 보급이 늘어났지만 저상버스는 예전 수동휠체어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저상버스 내부 공간도 여전히 좁아 어디에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위한 공간은 없다.

장애인 김모씨는 “10여년 전 처음 양산시가 저상버스를 도입하면서 장애인 이동권을 확보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갈수록 불편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도입 취지에 맞게 저상버스 운행 노선과 시설을 대폭 개선해 이용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갑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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