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이송 배관 일부 균열로 파악
사고발생 작업장의 염소가스 농도
허용 기준치보다 80배이상 치솟아
울산 올해 화학물질 누출사고 4건

▲ 17일 오전 울산시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2공장에서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한화케미칼 직원들이 사고현장에서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울산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2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돼 인근 공장 근로자 16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학물질 취급량이 많은데다 화학사고도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염소가스 누출로 인근 공장 근로자 날벼락

울산 남부소방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59분께 한화케미칼 2공장 인근 공장 근로자들이 “눈이 따갑고 악취가 심하게 난다, 호흡도 곤란하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염소가스 누출사고로 확인하며 긴급 출동했고, 피해 증상을 호소하던 근로자 등 24명은 구급차 또는 자가용 등을 이용해 병원 등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송자 19명 중 3명은 한화케미칼 또는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였고, 나머지 16명은 한화케미칼 인근 업체 근로자였다. 추가로 소방대원 등 5명도 염소가스 흡입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염소가스는 당시 최대 풍속이 초속 6.6m(여천동과 가장 가까운 온산읍 관측소 기준)로 남서풍 방향으로 불던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근 업체 근로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발생한 작업장(가건물) 내 염소가스 농도는 허용 기준치(0.5ppm) 보다 80배 이상 높은 40ppm 이상까지 치솟기도 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들은 어지러움증과 메스꺼움, 기침, 콧물 등을 호소하며 산소 치료, 혈액검사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탱크로리에 담긴 염소를 저장탱크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배관 일부에 균열이 생겨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염소가스는 이날 오전 10시45분께 차단 조치됐고, 이날 낮 12시25분께까지 소석회 10㎏ 등을 이용해 중화작업이 진행됐다.

사고 당시 탱크로리에 들어 있던 염소가스 19t 중 11t을 저장탱크로 옮긴 상황이었고, 정확한 누출량은 향후 탱크로리에 남은 염소가스를 측정해야 파악할 수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해당 공정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화학물질 사고 잇따르는 울산

이날 누출된 염소는 독성을 가진 자극적인 냄새를 뿜으며,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표백제, 살균제, 소독제 등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염소는 화학물질관리법상 독성이나 폭발성이 강해 화학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고, 사고 발생시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사고대비물질로 분류된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대상 유해물질, 고압가스안전관리법상 독성가스로 지정돼 있다.

울산에서는 앞서 지난 2월26일 남구 부곡동의 한 화학업체에서 염소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하는 등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염소 누출사고 3건을 포함해 화학물질사고가 총 15건(2016년 5건, 2017년 6건, 올해 4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남구청은 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8월까지 울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해 ‘화학물질 안전사고 시행계획 수립 학술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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