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임원 사과문 기름부은격
현장복귀 간접적 거부 드러내
“하 지부장 노조정상화 방기땐
사업부대표 9명 전원이 결단”

현대자동차 노조 집행부 일부 임원 및 간부의 도박 및 민감한 시기 사측과의 상견례(술자리)를 두고(본보 5월17일, 18일, 21일자 7면) 노조 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울산공장 사업부대표까지 비위해당자 전원에 대한 일벌백계(사퇴 및 현장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논란의 중심에 선 집행부 임원이 직접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오히려 불길에 기름을 들이부은 모양새다.

21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업부대표 9명은 공동대자보를 통해 “‘깨진 유리창이론’은 조그만 불법·무질서라도 방치하지 말고 제때에 정비하라는 중요성을 강조한 이론인데, 하부영 지부장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밝힌 것 처럼 엄중한 조치를 하지 못했다”며 “지부장 결단만이 단결투쟁도, 하후상박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달 11일께 임시대대기간 7대 집행부 일부 임원 및 간부들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폭로가 터져나왔고, 지난 16일 노조 규율위원회 진상조사로 모두 사실로 밝혀졌지만 하부영 지부장이 비위해당자들에 대해 ‘경고조치’로 마무리하려하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고 반발했다.

특히 이날 사업부대표 공동대자보가 나온데는 지난 18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집행부 임원의 사과문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해당 임원은 “규율위의 진상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저의 부도덕함과 불찰로 노조 명예에 손상을 끼쳤다. 진정으로 반성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력히 보완된 상집다짐서의 지부 내 오락성 게임과 낵 금지, 관행적 상견례 금지에 따라 도덕성회복과 기강확립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앞서 현장조직 등에서 줄기차게 요구한 ‘비위 해당자들의 현장복귀(사퇴)’ 관련해 간접적으로 거부 의사를 드러낸 셈이다.

이에 사업부대표 9명은 “핑계로 일관한 사과대자보로 최소한의 도덕성 회복을 바라던 조합원들을 또다시 농락했다”고 말하며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로 비위해당자 전원을 일벌백계하고 투쟁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하 지부장이 노조정상화를 방기하고 머뭇거린다면 울산공장 사업부대표 9명 전원은 결단할 수밖에 없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편, 울산공장 사업부(1~5공장·엔진·변속기·소재/생기·통합사업부) 대표는 총 9명으로,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소통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대의원대회, 확대운영위 등에서 파업 등 핵심 사안을 의결하며 노조 조직 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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