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현대인의 문화생활에서 영화감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꽤 높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며칠만에 수백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민이면 누구나 봐야 할 것같은 영화도 곧잘 탄생한다. 이렇듯 우리에게 가까워진 영화에는 반드시 음악이 자리하고 있다.

때론 영화의 주제와 음악의 관계에 영화의 성패가 달려있다고도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몇몇 영화는 당대 최고의 음악가와 연주단체가 참여하기도 한다. 뮤지컬 영화는 음악으로 영화의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므로 음악과 영화의 혼연일체가 매우 중요하며 음악 실력이 영화의 성패를 가름한다. 음악이 좋으면 영화의 내용이 더더욱 감동적으로 마음에 다가오기도 한다. 감동적인 음악이 들어있는 영화 3편을 소개한다.

1996년 작품으로 Geoffrey Rush가 출연한 <Shine>이다. 천재 피아니스트 David Helfgott가 피아노 연주를 하다가 정신이상이 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세르게지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연주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1998년에 프랑스에서 개봉하고 1999년 한국에서 개봉한 <The Red Violin>도 좋다. 바이올린 장인이 주인공이다. 아이를 낳다가 죽은 아내의 피를 발라서 만든 바이올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팬에게는 유명한 사무엘 L. 잭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또 한편의 영화는 <피아니스트의 전설>이다. 1998년에 이탈리아에서 개봉하고 2002년에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로 감독은 주세페 토르나토레, 음악감독은 엔니오 모리꼬네이다. 태어나자마자 배에 버려져 배 안에서 자란 주인공이 신기에 가까운 피아노 연주를 한다. 육지엔 발도 디뎌보지 못한 상태로 배안에서 피아노 연주만 하며 사는 주인공에게 재즈의 거장이 찾아와 피아노대결을 벌이자는 제안을 한다.

이 글을 읽고 영화를 찾아 보는 독자를 위해 영화의 줄거리는 자세히 밝히고 싶지 않다. 영화를 따라가다보면 반전의 재미도 있고 감정이입을 통해 감동이 배가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영화에 나오는 음악 연주가 세계정상급 음악가들의 연주라는 것이다. 종합예술인 영화를 감상하면서 당대 최고의 음악가와 만나는 즐거움을 많은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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