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면 일감 끝…노사 고통분담 절실”

▲ 오는 7월 말이면 일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야드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中 업체들과 원가 경쟁등
어려워진 수주환경 호소
“회사 살리기에 노사 없어
노조 현실적 대안 제시를”

현대중공업 경영진이 오는 7월 말 해양플랜트 설비를 제작하는 해양사업본부의 일감이 완전히 사라지며 존폐위기에 놓이게 되자 직원들에게 회사를 살리기 위한 냉정한 현실인식과 함께 노조에 현실적인 대안 제시를 호소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 강환구 대표이사와 김숙현 해양사업대표는 23일 ‘해양사업본부 임직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나스르 프로젝트 공사가 다음 달 중순 첫 번째 모듈을 시작으로 오는 7월 말까지 5기의 모듈을 모두 출항시키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며 “안타깝게도 나스르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양 야드에는 더는 우리가 할 일이 없어진다”고 적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올해 5월 현재까지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기면서 42개월째 수주 ‘0’을 기록하고 있다.

 

경영진은 “그동안 일감확보를 위해 여러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했으나,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의 원가 경쟁력에 밀려 수주전에 실패했다”면서 “특히 토르투 공사는 그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유럽 엔지니어링업체가 제작비가 싼 중국 야드와 손잡고 계약을 따내 더욱 충격적이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은 이어 “중국 야드가 해양공사까지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프로젝트 하나를 수주하지 못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경영진은 “결국 우리는 인건비가 3분의 1 수준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며, 수주 성공을 위해서는 생산성은 더욱 높이고 원가는 더욱 낮춰야하는 이중의 부담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경영진은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속에서 우리가 할 일은 일감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나스르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하는 것이다”면서 “무조건 목소리를 높이고, 투쟁의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직원들의 냉정과 현실의 정확한 인식을 주문했다.

경영진은 특히 “우리가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착공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의 일감공백은 피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며 “이 기간은 우리 모두에게 무척 힘든 시간이 될수밖에 없다”고 했다. 모두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견뎌야만 하며, 어쩌면 그 이상의 희생을 치러야할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경영진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노사가 따로 없다”면서 “노동조합도 명분에 집착하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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